앵커 : 비무장지대를 방문한 미국의 연방 하원의원이 미국에 사는 한인도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여하도록 미국과 한국 정부, 그리고 북한 당국의 대화 노력을 촉구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2일부터 닷새 동안 한국을 방문했던 미국 일리노이 주 로버트 돌드 연방 하원위원은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재개되는 것을 계기로 미국의 이산가족도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돌드 의원은 세계 유일의 분단현장인 비무장지대를 방문해 발표한 언론 성명에서 남북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란다면서 상봉행사가 정례화되어 미국을 비롯한 해외의 이산가족도 부모와 형제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돌드 의원은 북한 땅이 육안으로도 직접 볼 수 있을만큼 가까이 있지만 군사분계선 건너편에 살고 있을 가족들과 통화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부모 형제와 자식들의 생사 조차도 확인할 수 없는 이산가족의 절망적인 상황에 가슴 아프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남북의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남북한 협상 대표들이 재미이산가족들을 가족상봉행사에 포함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해주기를 희망한다고 요청했습니다.
올해 초 의회에서 열린 이산가족 관련 행사에서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만났던 돌드 의원은 가족을 다시 만나는 문제를 정치적 거래가 아닌 인도주의 차원에서 조건없이 즉시 시행해야 한다면서 미국 하원에 이산가족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로버트 돌드 하원의원 : 이산가족 문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급한 사안입니다. 의회가 이산가족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도록 이산가족위원회를 만들겠습니다.
돌드 의원은 이산가족이라는 상황 자체가 인류의 비극이며 이 문제는 남한과 북한과 미국 정치인들이 인권문제로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 하원에 이산가족상봉결의안을 제출했던 찰스 랭글 하원의원은 지난 14일 워싱턴을 방문 중인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한미 우호의 밤’ 행사에서 미국 거주 한국 동포에게도 북한 이산가족과 상봉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면서 관련 법률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재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 이차희 사무총장은 랭글 의원과 돌드 의원의 발언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무총장은 북한의 가족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한인이 수 백 명 수준이라면서 북한에 직계가족을 둔 한인 이산가족이 2000년대 초반까지 1만 명 이상으로 추산됐지만, 혈육 상봉의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은 이산가족이 시간이 갈수록 늘면서 현재는 1천 명을 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사무총장은 이산가족 대부분이 고령이어서 북한에 있는 직계가족의 생존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 시간을 다투는 문제인 만큼 미국과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미국 의회와 정부 그리고 적십자에 한국 정부 뿐만 아니라 북한당국과도 대화에 나서도록 촉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