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행사 성사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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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평화 구상에 따라 남측 통일부는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를 위해 북측과의 실무회담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남측 정부의 회담 준비에 대해 이산가족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산가족들의 소망은 헤어진 가족을 만나는 것입니다. 특히 고령의 이산가족들은 더는 기다릴 시간도, 기력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회장: 현재 80세도 북한의 가족 관계를 잘 모릅니다. 이들은 6.25전쟁 때 15세 정도였는데 앞으로 5년만 있으면 그 연령은 더 낮아진다고요.

헤어진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 미상봉 이산가족의 안타까운 심정을 위로하기 위해 남측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를 북측에 제안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올해는 '10.4 정상선언' 10주년입니다. 또한 10월 4일은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추석입니다. 민족적 의미가 있는 두 기념일이 겹치는 이 날에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한다면 남북이 기존 합의를 함께 존중하고 이행해 나가는 의미 있는 출발이 될 것입니다.

통일부는 추석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성사시키기 위해 조만간 북측에 남북 적십자회담 개최를 공식 제안할 방침입니다.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을 만나도록 하기 위해선 준비 기간이 최소 한 달 이상 필요합니다. 적어도 8월 말까지는 남북 간에 행사 개최 여부에 대한 최종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얘깁니다.

그동안 상봉 행사가 열리기를 기다려온 남측 이산가족들은 통일부의 상봉 행사 추진 움직임에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입니다.

이상철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위원장: 이산가족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할 민족적인 사안으로 보이는데 지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로 상봉행사는 어렵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더구나 북한은 지난해 4월 중국의 북한 식당에서 일하다 집단 탈북한 여성 종업원을 송환하지 않을 경우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적 문제에 협력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입니다.

이산가족 문제를 인도적으로 접근하려는 남측과 정치 논리로 접근하는 북측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