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재미 한인 선교사 로버트 박 씨가 소속한 북한인권단체가 27일 강원도 철원 옛 노동당 청사 앞에서 대북 전단 약 2만장을 풍선에 매달아 북으로 띄워 보냈습니다. 전단에는 박 씨의 입북 목적을 설명하고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지난해 12월 25일 두만강을 건너 북한에 무단으로 들어간 로버트 박 씨가 대표로 있는 ‘자유와 생명 2009’ 소속의 북한인권단체들이 이날 정오부터 대북 전단 2만 장을 매단 풍선 12개를 북으로 성공적으로 날려 보냈습니다.
‘자유와 생명 2009’ 소속의 북한인권단체 ‘팍스 코리아나’의 조성래 대표는 이번 전단 풍선 띄우기 행사는 북한 당국이 대비하지 못하도록 기습적으로 이뤄졌다며, 이날 바람이 북쪽으로 불어 풍선이 원산까지는 날아갔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성래: 북한에서 미리 다 주워갈까봐 알리지 않고 보냈습니다. 전단은 북한 당국에 가장 강력한 핵폭탄입니다. 삐라가 한 장 도착하면 입으로 전해지는 전파력이 큽니다.
이번 전단에는 박 씨의 이력과 그가 북한에 들어가게 된 취지 등이 중점적으로 담겨있습니다. 이와 함께 박 씨가 북한에 들어갈 때 지니고 간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내는 편지의 내용도 실려 있습니다. 박 씨가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이 편지에는 외부의 식량과 의약품이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국경을 개방해 줄 것과 정치범 수용소를 폐쇄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조 대표는 외부의 소식을 접할 수 없는 북한 주민들에게 박 씨가 북한의 총체적인 인권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북한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리고 국제사회에 관심을 호소하기 위해 일명 ‘로버트 박 풍선’으로 알려진 풍선 전단을 지속적으로 날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박 씨가 소속한 북한인권단체들은 지난 12일에도 경기도 파주의 임진각에서 1차 ‘로버트 박 풍선’을 띄운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 당국은 해당 인권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비난하면서 남한 당국에 주동자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조 대표는 북한에 풍선 전단을 꾸준히 보내고 있는 북한인권단체들이 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이 유독 ‘로버트 박 풍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데 주목하고 있다며, 전단의 효과가 예상보다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조 대표는 박 씨가 북한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찍은 동영상을 조만간 입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박 씨의 입국을 계기로 북한의 인권 개선에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