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로버트 박 중형 선고 후 석방 예상"

MC:

미국 국무부는 북한에 억류된 미국 시민권자 로버트 박의 석방이 정치적 사안과 별개라는 입장이지만 뉴욕채널을 통한 물밑접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일단 북한 법정에서 중형을 선고한 뒤 조용히 석방하는 절차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6일 북한이 억류한 미국의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 씨의 석방과 관련해 미국과 북한 간 정치적 사안과는 별개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국무부의 관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박 씨에 대한 영사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를 안보나 정치적 사안으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I just want to reiterate that we consider this to be a consular issue unrelated to any security or political issues.

하지만 뉴욕 채널을 통한 미국과 북한 간 물밑 접촉은 계속 이뤄져 조용한 외교적 해결을 진행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워싱턴의 외교 관계자도 미국 정부가 박 씨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목소리를 낮추고 있다며 물밑 접촉을 통한 조용한 해결을 시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시 박사는 미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으로 박 씨 문제가 조용히 해결되겠지만 지난번 여기자의 사례와 같이 일단 재판에 넘겨져 중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박 씨가 북한 체제에 위협을 가할 목적으로 북한에 불법으로 입국했고, 제2, 제3의 로버트 박을 막으려는 목적으로 박 씨를 재판에 넘겨 중형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Larry Niksch: 지난번 두 명의 여기자 사례처럼 북한 당국이 일단 로버트 박을 재판에 넘길 것으로 예상합니다. 입국 동기가 여기자 사례보다 더 심각하기 때문에 더 높은 형량을 부여할 수 있죠.

또 북한이 박 씨 문제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외교적 협상을 시도할 수 있지만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외교력을 동원하는 미국 정부의 노력 아래 조용히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닉시 박사는 덧붙였습니다.

대북인권단체의 관계자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박 씨가 회령시에서 청진시로 옮겨져 함경북도 보위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조사를 받은 뒤 평양으로 압송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스티븐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 이후 미국의 처지에서 외교 경로를 통해 이 문제를 조용히 해결하는 방안이 최선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인권위원회의 김광진 연구원도 북한으로서 이번 사건이 정치적 문제로 주목받기보다 미국과 북한 간 조용한 외교적 절차를 통해 해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이언 켈리 대변인도 지난 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박 씨의 영사적 접근을 허용하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이것이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최대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미국 국무부는 평양에 있는 스웨덴 대사관을 통한 박 씨에 대한 영사적 접근을 요청했지만 아직 박 씨를 접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시민권자인 박 씨는 지난달 말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서신을 갖고 두만강을 건너 북한에 들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