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C: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전단을 풍선에 담아 북으로 띄워 보내는 행사가 경기도 파주에 있는 임진각에서 12일 열렸습니다. 이 행사는 지난달 중순 북한에 무단 입국한 재미교포 선교사인 로버트 박 씨가 대표로 있는 ‘자유와 생명 2009’가 주관했습니다.
파주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풍선에 수소 주입하는 작업) 여기를 잡아요. 꼭대기를 잡으면 안되니까.
판문점이 지척인 임진각에는 대형 풍선 두 개를 띄우기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입니다. 수소를 주입하자 풍선은 대략 12m 높이가 됩니다. 각각의 풍선에는 비닐 봉지를 하나씩 매답니다. 여기엔 총 8천여 장의 전단이 들어 있습니다.
이 전단은 지난달 25일 중국에서 두만강을 건너 북한으로 들어간 재미교포 선교사인 로버트 박 씨의 이력과 북한으로 들어가게 된 취지 등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행사의 이름도 ‘로버트 박의 풍선’으로 정했습니다. ‘자유와 생명 2009’ 소속인 ‘팍스 코리아나’의 조성래 대표입니다.
조성래: 청진이나 함경북도 쪽에서는 로버트 박이 (북으로) 들어온 걸 다 알고 있다고 해요. 그렇지만 그 아래쪽에서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전단에) 로버트 박의 이력, 그리고 (북에) 가지고 갔던 편지의 내용, 전 세계에서 같이 집회했던 사진 등을 넣었습니다.
조 대표는 로버트 박 씨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박 씨는 북한에 들어가기 직전 자신을 위해 구명 운동을 벌이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고 조 대표는 말했습니다. 박 씨가 북한에 들어간 건 “한반도 통일과 북한 동포의 해방”이기 때문이라고 조 대표는 설명합니다.
조성래: 저희도 정말 (로버트 박과) 같이 일했던 사람으로서 왜 무사귀환을 바라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그 사람이 원하는 건 그게 아니에요. 저희는 다른 분들이 무사귀환을 바라는 건 말리지 않지만, 저희는 그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게 아니라 진정한 통일과 북한 동포의 해방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기자:
그러면 북한 동포의 해방이 이뤄지기 전에는 로버트 박이 스스로 북한을 나오고 싶어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조성래: 그렇습니다. 아시잖습니까. 그 사람은 그냥 영웅심에서 (북으로) 갔다거나 정신이 좀 어떻게 돼서 간 사람이 아니에요. 사람이 목숨을 내 놓고 영웅심을 발휘하지는 않습니다.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이날 북측으로 날려보낸 전단에는 한국 국회의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조 대표는 “바람이 좋지 않아” 이날은 풍선을 많이 날리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대북 전단을 북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로버트 박 씨는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해 12월25일 국경선을 넘은 직후 체포됐습니다. 당시 박 씨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한 지도부에 전하는 편지를 몸에 지니고 있었으며, 이 편지에는 정치범 수용소의 폐쇄와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한 국경 개방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한편, 조 대표는 박 씨가 북한에 들어가기 직전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아직 입수하지 못했으며, “1억 원 (미화 8만 9천 달러) 가량을 요구하던 중개인이 현재는 액수를 1천만 원까지 낮춰 부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조 대표는 “중요한 건 로버트 박 씨가 북한에 들어갔다는 점”이라면서 “돈을 주고 동영상을 확보하지는 않을 생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경기도 파주에 있는 임진각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박성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