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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불법 입국해 억류돼 있는 로버트 박 씨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뉘우치고 북한을 찬양했다는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대해 로버트 박 씨와 함께 대북 인권활동을 했던 조성래 씨는 “북한 당국의 강압에 의해 허위로 얘기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해 12월 두만강을 건너 무단으로 입북한 재미교포 대북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 씨를 석방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에 억류된 지 43일만입니다.
북한의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5일 로버트 박 씨가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인정하고 뉘우친 점을 고려해 해당 기관에서는 관대하게 용서하고 석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버트 박 씨와 함께 대북 인권활동을 했던 조성래 씨는 “북한의 강압에 의해 자신의 뜻과 다르게 말한 것 같다”면서 조선중앙통신 보도 내용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조성래: 사람들에게 마약을 주사해서 한방에 여자와 함께 있는 장면을 비디오로 찍어서 협박할 정도의 나라라면 무슨 얘기가 더 필요하겠습니까. 북한이라는 나라가 그런 나라입니다. 너무 폐쇄적이고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곳입니다. 그것을 정말 보여준 사태라고 생각합니다.
조 씨는 로버트 박이 조선중앙통신에 허위로 얘기했다는 근거로 회견 당시 입은 검은색 옷과 검은 넥타이를 제시했습니다.
“로버트 박이 입북하기에 앞서 자신은 절대로 검은색 옷을 입지 않겠다고 맹세했기 때문에 이는 자신의 뜻이 아님을 보내는 신호”라고 조 씨는 설명했습니다.
조성래: 로버트 박이 북한에 들어가기 전에 저희에게 준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자신은 앞으로 절대로 검은 색 옷을 입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검은 색은 하나님께서 싫어하는 색깔이었고, 겸손하지 않은 색깔이라고 했는데 아까 조선중앙통신에 검은 넥타이를 매고 나왔습니다.
조 씨는 이어 “로버트 박이 조만간 평양에서 비행기를 타고 중국 북경으로 나오는 것으로 안다”면서 “나오는 시점에 맞춰 북경 공항에 가서 영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로버트 박이 중국에 도착하면 곧 바로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로버트 박이 북한에 억류된 직후부터 여러 통로를 통해 북측과 접촉을 벌여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억류 한 달 여 만에 재판 없이 석방 조치를 내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미북 대화의 움직임을 의식한 북한의 유화적인 조치로 해석했습니다.
로버트 박은 지난해 12월 북한 내 정치범수용소 폐쇄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추종자들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두만강을 건너 북으로 들어간 뒤 북한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