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탈북자 신동혁 씨가 오는 19일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의 전직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에게 북한 지도자 김정은에게 정치범수용소 철폐를 건의해 달라는 공개 서한을 보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평안남도 개천의 완전통제구역 ‘14호 수용소’에서 태어나 2005년 극적인 탈출에 성공한 신동혁 씨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주민의 고통의 소리에 귀기울이도록 조언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정치범수용소에서 태어난 유일한 탈북자로 수용소 철폐 등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신 씨는 로드먼 씨가 이번에도 북한 지도자 김 제1위원장과 만나면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철폐하고 경제를 살려 민생을 돌보도록 조언해 달라고 역설했습니다. 지난 3월과 9월 이미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해 김 제1위원장과 와인도 마시고 즐거운 시간을 가진 ‘친구’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설명입니다.
신 씨는 17일 미국의 주요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로드먼 씨가 민주국가의 국민으로 자신이 원하는 곳에 가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가 고통받는 주민들을 위해 북한의 긍정적인 변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신 씨는 지난달 시카고에서 열린 한 인권행사에서도 외부세계가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북한 독재자를 돕는 북한관광을 삼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신동혁 : 김정은 독재자가 그렇게 데니스 로드먼을 초청해서 비싼 와인을 마실 시간에 기차역에 가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단 한 번만이라도, 단 일 초만이라도 봤으면 합니다. 몇 푼 안되는 돈 때문에 북한의 수 많은 여자들이 중국으로 팔려가는 모습을 일 초 만이라도 지켜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하지만, 독재자는 그걸 전혀 보려고 하지 않고 그들의 고통스런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죠.
신 씨는 이날 북한의 2천 400만 주민이 독재자와 호화스런 요트를 타고 비싼 와인을 마시는 로드먼 씨를 증오할 것이 염려된다고도 말했습니다.
신 씨는 지난 17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로드먼 씨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자신은 연좌제로 인해 태어날 때부터 죄수였고 그가 태어난 14호 수용소와 네 개의 다른 수용소에서는 수감자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굶어죽고, 구타와 공개처형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로드먼 씨가 ‘친구’로 생각하는 김 제1위원장은 이와 같은 수용소의 존재를 부인하겠지만 자신의 몸에는 그 곳에서 고문 등으로 새겨진 상처가 남아 있고 로드먼 씨도 스마트폰으로 수용소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신 씨는 그러면서 독재정권은 영원할 수 없다며 로드먼 씨가 북한 지도자가 아닌 주민의 ‘친구’가 되어달라고 말했습니다.
로드먼 씨는 내년 1월 은퇴한 미국 NBA 프로농구 선수들과 시범 경기를 할 북한 농구팀을 훈련시키기 위해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