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이산가족들, 직접 남측 가족찾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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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지금처럼 1,2백명 단위로 1년에 한두번 씩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는다면 남측의 상봉 신청자들이 북쪽 가족들을 만나는 데 4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부측의 상봉 행사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북한측 가족을 찾아나서는 남쪽 가족들도 많은데, 북측 이산가족들도 요즘, 남측의 가족들을 애타게 찾고 있다고 합니다.

워낙 생활에 쪼들리다 보니, 경제적인 도움을 받고자하는 이유 때문이라는데 자세한 소식을 중국,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의 강원도에 있는 친지를 방문하고 돌아온 중국 거주 북한 출신화교 마정순(가명. 여. 40대) 씨는 남한에 친지를 두고 있는 조선 사람들 중 상당수가 남측 가족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마 씨는 “조선에서는 남한에 있는 친지를 찾고자 하는 시도 자체가 신변에 큰 위험을 초래하는 일이지만, 남한의 친지들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시도한다”고 밝혔습니다.

보통 이들은 중국을 오가는 사람들 중 믿을 수 있는 비선을 통해 남측 가족을 찾아 줄 것을 부탁하는데, 이들 중에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때 남한 가족을 이미 한번 만났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마 씨는 자신도 이런 부탁을 많이 받았고 실제로 찾아 준 경우도 있지만 이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부족해 찾아주고 싶어도 찾기 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매우 안타까워 했습니다.

그러나 어렵게 가족을 찾게 된다해도 남측의 가족으로부터 경제적인 도움을 받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남한에 있는 가족들이 북측 가족이 자신들을 찾는다는 얘기를 믿으려 하지 않고, 더구나 북측 가족이 요구하는 대로 선뜻 돈을 내주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북한에 의료지원을 하고 있는 박 씨 성을 가진 한 재미 동포는 “북한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남한 친지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만들어져야 한다”면서“우리민족끼리를 외치고 있는 북한 당국이 가족과 친지끼리의 소통도 막고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박 씨는 또 지금까지 16차에 걸쳐 남북이산가족 상봉과 4번의 이산가족 화상 상봉이 실시됐지만 모두가 1회성 단발 행사에 불과했다면서 이들이 계속적인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자는 의견을 남한 당국에서 조차 내놓지 않고있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