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14호 개천관리소에서 태어나고 자란 탈북자 신동혁 씨가 다음달 캐나다 북동부 노바스코샤주의 댈하우지대학에서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받을 예정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캐나다 노바스코샤주의 작은 도시 헬리팩스에 자리한 댈하우지대학 국제개발학과 로버트 후이시(Robert Huish) 교수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세계 각지를 돌며 북한 정치범수용소 철폐와 북한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신동혁 씨가 다음달 20일 이 대학의 명예법학박사(Doctor of Laws) 학위를 받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후이시 교수 : 명예법학박사라는 것은 법분야 전문가라는 뜻이 아닙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한 분에게 주어지는 명예로 보면 됩니다.
개천수용소에서 태어나 23년을 강제노역과 굶주림, 참혹한 인권유린에 시달렸던 신 씨가 북한을 탈출한 후 누구보다도 적극적인 인권운동가로 활약한 공로를 기리는 학위수여라는 설명입니다. 후이시 교수는 신 씨가 특히 댈하우지 대학의 학생들이 평화행진을 하고 인터넷 사회적 연결망인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camp14dalhousie)를 개설하는 등 북한의 인권개선에 힘쓰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후이시 교수는 자신이 직접 한국에 국제전화를 걸어 신 씨에게 다음달 20일 이 대학 명예박사학위를 받게 된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후이시 교수 : 신 씨는 매우 기뻐했습니다. 그는 명예박사학위 그 자체보다 댈하우지대학 학생들, 헬리팩스 주민 등과 그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단합했다는 사실에 더욱 의미를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후이시 교수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북한 인권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던 이 대학 학생들과 지역 주민이 지난 1월 헬리팩스 레인멘(Rainmen) 농구코치인 크레이그 호지스(Craig Hodges)가 북한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크게 분노할 정도로 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맨의 친구로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생일축하 농구시범경기에 호지스가 간다는 소식에 지역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는 것입니다. 주민의 인권을 억압하는 독재자를 위한 행사에 간다는 데 불만을 표시했다는 설명입니다.
댈하우지대학과 헬리팩스 주민들의 이와 같은 북한인권에 대한 인식 변화는 후이시 교수가 자신의 학생 70여 명에게 미국 언론인 블레인 하든씨가 쓴 신동혁 씨의 삶을 그린 영어로 된 책 ‘14호 수용소 탈출Escape from Camp 14’을 읽도록 권유하면서 시작됐습니다.
후이시 교수 : 학생들은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신 씨가 겪은 인간성을 완전히 말살하는 북한체제와 수용소의 삶에 충격을 받고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학생단체 '14호 관리소 사업(Camp 14 Project)'을 결성했습니다.
‘14호 관리소 사업’은 페이스북과 트위터와 시내 평화행진 등을 통해 북한인권을 알리는 학생 단체입니다. 이 단체의 고문인 후이시 교수는 지난해 3월 신동혁 씨의 초청강연에 600여 명의 학생, 지역주민, 언론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며 신 씨가 댈하우지대학과 펠리팩스 지역에 미친 영향이 얼마나 큰 지를 설명했습니다.
신 씨는 16일과 17일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장이 북한인권 유린 책임자 처벌 등을 담은 보고서 내용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전달하는 회의에 참석하는 등 아시아는 물론 유럽, 북미 대륙에서 북한 인권 참상을 고발하는 인권운동가로 활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