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신숙자 모녀 석방” 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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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된 뒤 20년 넘게 북한에 강제 구금돼 있는 신숙자 모녀의 석방을 요구하는 함성이 7일 미국 뉴욕에 있는 주유엔북한대표부 건물 앞을 울렸습니다.

정보라 기자의 보돕니다.

'통영의 딸' 신숙자 씨의 남편 오길남 씨가 북한에 강제 구금돼 있는 두 딸을 석방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7일 뉴욕 맨하탄에 있는 주유엔 북한 대표부에 전달했습니다.

오길남 박사: 조선 노동당 제1비서에게. 나는 1986년에 조선노동당에 의해 유인, 납치됐던 오길남이라는 사람이오. 내가 이렇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편지를 쓰는 이유는 당신도 예상했었겠지만 내 처 신숙자와 두 딸 오혜원과 오규원을 이제 그만 내어놓을 것을 간곡히 청하려 함이요. 이제는 유엔을 비롯하여 전세계가 다같이 떠들고 있지 않소.

오 박사와 함께 한국에서 온 ‘통영의 딸 송환위원회’ 관계자 일행은 북한대표부에 서한을 전달하기 앞서 건물 앞에서 신숙자 모녀의 납북과 강제 구금을 설명하는 전단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어떤 일인지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설명했습니다.

최성용 한국 납북자가족대표는 517명의 납북자 명단을 넣어 북한에 보낼 때 사용하던 삐라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한국인에 대한 북한의 납북 행위와 강제 구금의 심각성을 지적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북한 인권운동가 출신의 한국 국회의원 하태경씨도 참석해 신숙자 모녀의 석방에 국제사회가 더 많이 관심가져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또 뉴욕에 거주하는 한인교포로 북한의 황해도 연백에 가족을 두고 월남한 김순복씨도 행사에 동참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김순복: 북한 동포 여러분, 저는 본의 아니게 김일성으로 인해 가족을 다 북한에 두고 60년 전에 피난나왔습니다. 지금 북한에는 우리 통영의 딸의 두 딸이 있는데. 그 아버지가 생사고락을 하고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이 고향이지만,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화이팅합시다!

오 박사 일행은 주유엔북한대표부 건물 로비에 있는 안내원을 통해 오 박사가 직접 작성한 서한과 납북자 517명의 명단을 넣은 서류를 건물 13층에 있는 북한대표부 사무실로 전달하려 했지만, 안내원이 서류를 받기를 거부했습니다.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의 권은경 사무국 간사는 서한과 납북자 명단을 팩스와 우편을 통해 전세계에 있는 주유엔북한대표부 앞으로 발송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권은경 간사: 이것을 전세계에 있는 북한 대표부와 대사관의 팩스 번호를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보낼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김정은이 알든 모르든, 저희들이 이런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대표부에서 인지하도록 만들어야죠.

북한대표부 앞 서한 전달에 앞서 오 박사 일행은 이날 오전 뉴욕의 한인 교포들을 만나 신숙자 모녀의 납북 경위와 현재까지의 구명 운동 전개 과정을 설명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오 박사와 ‘통영의 딸 송환위원회’ 관계자 일행은 10일부터는 워싱턴 DC에서 미국 정치인들과 인권 관계자들을 만나 신숙자 모녀의 석방을 위한 각종 모임과 행사에 참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