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탈북 여성의 중국 내 무국적 자녀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극히 저조하다고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인권 변호사가 25일 지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캐나다의 인권단체 ‘한보이스’의 공동 창립자로 미국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는 실비아 김(Sylvia Kim) 씨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 실비아 김 변호사님, 안녕하십니까? 유엔의 인권 전문가 조차도2만에서 3만 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탈북 여성의 중국 내 무국적 자녀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하셨는데요?
실비아 김 : 최근 제가 영국에서 국제인권법 관련 석사학위를 마쳤는데요. 연구 과정에서 중국 내 탈북 여성과 중국인 남편 사이에 낳은 무국적 자녀에 대한 유엔의 언급이나 보고서 혹은 통계 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자 :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영국 옥스포드대학교의 석사과정 공부를 하면서 만났던 세계 각국의 인권운동가와 법 전문가들까지도 중국 내 탈북 여성의 무국적 자녀에 대해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중국 정부는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 남성과 결혼한 탈북 여성 마저도 불법 경제이주자로 간주해 강제로 송환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말씀인가요?
실비아 김 : 네, 그래서 공부를 마치고 지난해 12월 영국 런던의 인권단체 '유럽북한인권협회(EAHRNK)'와 공동으로 '보이지 않는 아이들: 북한 난민의 무국적 자녀들(Invisible Children: the Stateless Children of North Korean Refugees)'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중국인과 결혼했더라도 불법신분인 탈북 여성이 낳은 자녀들은 중국인 신분 즉 호구를 가질 수 없는 무국적자가 되는데요. 전 세계 무국적 자녀들에 관한 연구나 인권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이들은 '보이지 않는 아이들'입니다.
기자 : 석사과정 도중인 2014년 2월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의 보고서가 발행되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무국적 자녀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높아지지 않았나요?
실비아 김 : 마이클 커비 위원장이 이끈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증거 수집과 기록 방법은 매우 투명하고 획기적으로 진행됐습니다. 북한에서 반 인도적 범죄가 자행됐다는 것을 절대 부인하지 못할 만큼 증거의 신뢰성(credibility)을 가진 보고서가 나온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탈북 여성의 무국적 자녀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저조한 것은 국제사회의 정치적 의지가 없기 때문으로 생각합니다.
기자 : 북한의 인권 유린의 증거가 조목조목 담긴 370여 쪽의 보고서가 발간된 지 2년 여가 지났습니다. 탈북 여성의 무국적 자녀 문제 해결을 위한 실제적인 행동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실비아 김 : 유럽북한인권협회(EAHRNK)와 협의하고 있습니다. 유엔 난민기구에서 2014년 11월부터 전 세계 1천만 무국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I Belong'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엔의 국제적 운동에 중국 내 탈북 여성의 무국적 자녀 문제를 연계시키려 합니다. 또한 북한 인권 운동가뿐 아니라 어린이 인권 이나 여성 인권 운동을 옹호하는 단체 등과도 협력할 생각입니다.
김 변호사는 탈북 여성의 중국 내 무국적 자녀 문제는 인신매매와 강제북송 등 보다 광범위한 인권 문제와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유엔 무국적자의 지위에 관한 협약(Convention relating to the Status of Stateless Persons) 등에 비준하고 탈북 여성의 무국적 자녀에게 교육, 의료 지원 등 복지혜택을 제공할 뿐 아니라 근본적인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탈북 여성의 중국 내 무국적 자녀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 실비아 김 변호사와의 인터뷰를 전해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