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전 세계 198개국 가운데 최악의 현대판 노예노동 국가로 지목됐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위험분석 자문회사인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가 10일 ‘현대 노예제도 지수’(2017 Modern Slavery Index)란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국가 중 북한을 최악의 노예노동국으로 발표했습니다.
현대판 노예란 위협과 폭행, 강압, 사기 등의 이유로 인해 개인의 의지로 착취 상태를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이들은 정부의 정책, 채무 계약 등의 형태로 묶인 채 고기잡이배나 유흥가, 공장 등에서 노예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현대판 노예제도에 대한 방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처음으로 보고서를 발표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이 최악의 현대판 노예노동국으로 지목된 것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아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유일하게 현대판 노예제도를 불법으로 다루지 않는 국가로, 인신매매와 노예노동, 강제결혼과 성 착취 등이 발생할 위험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북한에 이어 중동의 시리아, 동아프라카 지역의 남수단, 예멘, 콩고, 수단, 이란, 리비아, 투르크메니스탄, 에리트레아 등이 상위 10위권에 들었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인권위원회(HRNK)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은 자국민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 전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국가”라며 “북한의 강제 노역은 현대판 노예제도의 일종으로 반드시 종식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 북한 정권은 '천리마 운동'이라는 선전 용어를 통해 주민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강제노동을 강요했습니다. 또한 김정은 집권 이후 '천리마 운동'은 '만리마 운동'으로 탈바꿈해 부당한 노동력의 착취를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은 자국민을 해외에 파견해 강제노동을 시키고 있고, 심지어 마식령 스키장에서 어린이들까지 동원해 강제노역을 시키는 등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 각국의 인신매매와 노예노동, 강제노역 실태, 관련법의 내용과 이행 상황 등을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한편, 북한이 수많은 노동자를 중국에 송출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기록이 없다고 홍콩의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의 말을 인용해, “중국 북동부 지역에서 2만여명의 북한 노동자가 저임금으로 의류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이 벌어들이는 임금 중 상당액이 노동자 본인들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착취당하고 있으며, 그 비용이 북한 정권을 유지하는 데 전용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