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탈북 청소년들을 위해 설립된 '여명학교'에 소규모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기 위한 깜빠니아, 즉 캠페인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화제입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인 한국에서는 요즘 태양열 같은 청정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려는 시도가 활발합니다. 이미 태양광 집열기가 설치된 아파트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의 옥상에도 조만간 소규모 태양광 발전기가 생길 예정입니다. 세계적 인터넷 기업인 ‘구글’과 남한의 태양광 발전설비 업체인 '루트 에너지’가 손잡고 빈곤층 주거지나 비영리 사회기관에 태양광 발전기를 지어주는 ‘에너지 히어로’ 사업 덕분입니다. ‘히어로’는 영웅을 뜻합니다.
여명학교는 탈북 난민 등을 도와주는 ‘피난처’ 등과 함께 지난 2월 중순 ‘에너지 히어로’ 사업의 수혜 대상 5개 기관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윤태환 ' 루트 에너지 ' 대표 : 피난처나 여명학교는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유명해진 것에 비해서는 운영상의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었어요. 이걸 알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다행히도 옥상에 태양광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이곳을 우선 수혜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이 사업에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즉 ‘타치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즉 전기 승강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등 에너지를 절약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에너지 히어로’ 애플리케이션(앱), 즉 타치폰용 프로그램으로 보내면 사진 한 장당 1w(와트)를 구글이 기부하는 방식입니다.
여명학교의 옥상에는 5kw짜리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5천 장 정도의 사진이 필요합니다. 윤 대표는 “지난해 다른 수혜기관의 예를 보면 5천장의 사진이 모아지는 데 대략 두 달 가량 걸린다”고 설명했습니다.
5kw는 가정용 전등 83개를 동시에 켤 수 있는 양입니다. “4인 가구의 경우 한 달에 최대 30만원, 미화로 260달러 가량을 절약할 수 있으며, 태양광 발전기의 수명이 25년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큰 혜택을 보게 된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입니다.
여명학교 관계자는 “우리가 한 일은 건물주의 양해를 구해 옥상을 내준 것 뿐이며, ‘에너지 히어로’ 사업에 학생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윤 대표가 원래부터 탈북자 사회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윤태환 ' 루트 에너지 ' 대표 : 저는 한국 사람이고, 한민족이고, 이런 이유가 첫번째였고요. 어찌보면 에너지는 인간 존엄성의 가장 기본이기 때문에, 이런 면에서 접근하다 보니 사회적으로 약자인 분들을 생각하게 됐고, 우리나라에는 특수하게도 새터민, 탈북자분들이 계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러다보니 관심이 커졌습니다.
‘루트 에너지’는 태양광 관련 영리기업입니다. 윤 대표는 “경제적으로 소외된 분들은 초기 투자 비용이 비싼 태양광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서 “나중에 돈을 벌어서 이들을 도울 게 아니라 할 수 있을 때 돕자는 생각으로 ‘에너지 히어로’ 사업을 구상했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표는 “다음 달에는 ‘에너지 히어로’를 비영리 단체로 독립시켜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할 발판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에너지 히어로’ 사업은 빈곤층 거주지나 비영리 사회기관 5곳을 상대로 지난해 6월 처음 시작됐고, 시범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지난 1월부터 60여개 단체를 상대로 심사를 거쳐 ‘여명학교’ 등 5개 단체를 신규 수혜대상으로 선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