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서 탈북자 추정 소년 추방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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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스웨덴에서 탈북자로 추정되는 소년이 추방 위기에 놓여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한국의 북한인권 시민연합은 지난 15일 보도 자료를 통해 스웨덴 이민국이 지난달 22일 탈북자가 아니라 중국인이라며 중국으로 보내기로 결정한 17세 소년에 대해 보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의 이영환 자문위원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언어 분석 방법과 전문성이 결여된 민간 연구기관의 판단에 의존한 스웨덴 이민국(Swedish Immigration Board)의 결정에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이영환 자문위원 : 난민신청을 하는 사람의 언어분석을 가지고 난민 지위 판정을 하는 상황인데요. 한국이나 북한 언어라는 것이 유럽에서 생소한 언어인거죠. 그러다 보니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사람에게 거의 전적으로 의존을 하는데, 그 사람이 북한에 대한 정보나 이해가 저희가 보기에 상당히 떨어지는…

이 소년은 함경북도 출신으로16살이던 2013년 4월 스웨덴에 도착해 난민지위를 신청했는데 스웨덴 이민국이 용역을 준 민간단체의 언어 분석관이 소년의 출신 지역명을 잘못 기재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입니다. 더구나 분석관은 남한의 ‘축구’에 해당하는 북한말 ‘볼차기’ 등을 알아듣지 못했고, 북한에 정치범수용소가 평양 인근에 하나 밖에 없다고 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부족한 점도 드러났다고 이 자문위원은 밝혔습니다.

이 자문위원은 십 수 년 전 중국을 통해 러시아로 탈출했으나 결국 강제북송된 ‘7인의 탈북자’의 경우처럼 소년이 중국으로 보내질 경우 강제 북송될 가능성이 있다며 스웨덴 이민국의 철저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자문위원 : 취조과정에서 고문으로 사망한 여성이 있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15호 요덕수용소로 보내졌구요. 몇 년 지나 형을 마치고 풀려난 사람 중 한 명이 탈북해 한국으로 들어왔습니다.

당시 북한인권시민연합 등의 요청으로 유엔 난민기구의 심사 결과 이들이 탈북자라고 판정이 내려졌음에도 러시아가 이들을 중국으로 보냈고 결국 북한으로 강제 송환됐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스웨덴 이민국이 한국 정부 등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소년에 대한 보다 정확한 심사를 해 주길 희망했습니다.

한편, 소년을 돕고 있는 변호사를 포함한 4명의 스웨덴인 자원봉사팀 중 한 명인 에릭 브루네가르드(Erik Brunnegård) 씨는 소년의 말이 진실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브루네가르드 씨 : 소년이 밝힌 지명이나 사람에 대한 상세한 묘사 등을 저희가 전문가들에게 확인해 본 결과 그가 분명히 함경도 출신 탈북자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7살 무렵 어머니가 사망하고 아버지는 정치적 발언으로 수용소에 끌려간 후 10살 경부터 꽃제비 생활을 하며 중국에서 식량을 얻기 위해 국경을 넘나들다 16살에 중국으로 탈북해 아버지 친구 집에 머물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소년의 변호팀은 지난 12일 스웨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고, 기각될 경우 유럽연합 법원에 다시 항소할 예정입니다.

한편, 스웨덴 이민국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개별 심사 대상에 대해 자세히 밝힐 수 없다며 항소심이 진행 중이라고만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