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정보유입•인권압박으로 북 변화 유도”

미국 워싱턴의 정책연구소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31일 열린 ‘정권 내부자가 바라본 북한(A Regime Insider’s Look at North Korea)’라는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
미국 워싱턴의 정책연구소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31일 열린 ‘정권 내부자가 바라본 북한(A Regime Insider’s Look at North Korea)’라는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 (RFA PHOTO/ 양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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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에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31일 외부세계의 정보 유입과 인권 압박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관련 토론회에서 강조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태영호 전 공사는 31일 미국 워싱턴의 정책연구소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6차 핵실험을 비롯한 북한의 도발행위로 인해 강력한 대북 접근법이 많이 논의되고 있지만, 군사적 대응에 앞서 평화적 방안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태 전 공사 : 북한 체제는 공포정치와 강력한 외부 정보 통제에 의해서만 유지될 수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의 공포정치를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우리가 외부세계의 정보를 북한 내부로 전달할 수는 있습니다.

태 전 공사는 최근 과학 기술의 진전으로 외부 세계의 정보 전달은 물론 북한 당국의 검열을 피하기도 쉬워졌다며 이 같이 주장했습니다. 외부세계의 라디오 방송과 USB는 물론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작은 SD카드로 외국의 영화나 드라마, 인터넷게임 등을 접할 수 있고 특히 이 작은 SD카드는 검열이 나오면 콧속에 숨길 수 있을 만큼 작아 ‘콧구멍카드’라고 불린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태 전 공사 : 예를 들어 구글과 같은 회사가 북한 전역에 위성으로 전파를 보낸다면 북한에 스마트폰 크기의 작은 위성 수신기를 밀반입해 주민들이 집안에서 외국 텔레비전까지도 몰래 시청할 수 있게 됩니다.

태 전 공사는 또한 2014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등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 압박에 북한의 대응이 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태 전 공사 : 과거에는 스위스 제네바 유엔 인권이사회 대표단으로 북한은 급이 낮은 관리(junior level)를 파견하곤 했습니다. 2015년, 2016년에는 리수용 당시 외무상이 참석했지요.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유엔 보편적정례검토(UPR)의 권고사항을 모두 수용하지는 않더라도 적극적으로 답하는 등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에 따른 조치도 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태 전 공사 :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북한 노동자가 파견된 국가에 있는 전 세계 북한 공관에는 노동자 담당 외교관이 그 나라 북한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과 생활 환경에 대해 보고하고 있습니다.

임금지불이 지연되거나 생활 환경이 나쁠 경우 담당 외교관이 조치를 취하도록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 러시아, 중국, 중동 등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담당 외교관이 외국 언론에 발각돼 비난을 받지 않도록 반드시 안전모를 지참하도록 한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한 채 강제 노역에 시달리고, 기쁨조 등으로 일하면서 성 착취 당하는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인식하도록 세뇌 당한 북한 일반 주민들에게 기본적인 인권이 무엇인지를 알려줄 수 있는 내용을 북한 주민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태 전 공사는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