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탈북 자매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연극이 미국의 전문 연극인들에 의해 제작돼 미국 워싱턴에서 8일 공식적으로 막을 올립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전문 연극인들이 만든 북한 인권을 소재로 한 최초의 연극 ‘나를 위한 너, 너를 위한 나 (You for Me for You)’가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위치한 울리 매머스(Woolly Mammoth) 극장에서 공연됩니다.
한인 2세 미국인 미아 정 작가가 쓴 이 작품은 이번 주 몇 차례의 시사회를 거쳐 오는 8일 공식적으로 무대에 올려져 다음달 2일까지 계속됩니다. 울리 매머스 극장의 제프리 허먼(Jeffrey Herrmann) 운영국장은 미국인 관객이 북한 인권문제와 미국 이민자의 삶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허먼 국장 : 앞으로 10년 간 25개의 새로운 작품을 저희 극장에서 처음으로 소개하는 사업(Free the Beast)을 합니다. 4백만 달러의 기금을 모았습니다. 현재 미국사회나 세계가 당면한 어려운 과제를 다루는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서죠. 그 기금의 첫 수혜 대상이 북한 인권 문제와 미국에 온 탈북자가 겪는 삶을 용기있고 아름답게 잘 묘사한 미아 정 작가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병에 걸린 언니 민지와 동생 준희가 전문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중국으로 탈출하는 과정에서 언니는 실패해 국경 지역에 남고 동생 준희만 성공해 미국에 정착해 살아간다는 내용입니다. 허먼 국장은 미아 정 작가가 미국 연극계의 거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까지 연습 공연과 극본 준비 등 1년 여를 후원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아 정 작가는 미국 관객들에게 낯선 ‘탈북 자매’ 이야기라는 주제를 새로운 언어 사용기법(innovative use of language)으로 예술적으로 승화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는 울리 매머스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 작품이 미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 공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극을 통해 전 세계에 북한의 인권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는 설명입니다.
이번 연극에서 미국에 정착한 동생 준희의 역할을 맡은 연극인 루이보 첸 (Ruibo Qian)씨는 언론 등을 통해서 가끔 북한 소식을 접했을 때 흘려 넘겨버려 북한의 인권 상황이 이렇게 끔찍한 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루이보 첸 : 북한에 대해서는 뉴스에서 잠깐씩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역할을 맡아 북한에 대해 공부하면서 북한 주민의 인권 유린 실태가 얼마나 심각한 지를 알고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울리 매머스 극장은 북한 정권의 참혹한 인권 유린 실태를 고발하는 탈북 화가 송벽 씨의 작품 40여 점을 공연 기간 내내 극장 복도에 전시합니다. 북한의 선전선동 화가였던 송 작가는 탈북 후 북한의 독재정권을 고발하는 그림을 주로 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