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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의 아픔을 소재로 한 캐나다 한인 감독의 기록영화 ‘타이거 스피릿’의 시사회가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열렸습니다. 대부분의 미국인 관객들은 한반도의 이산가족 문제를 영화를 통해 처음 접했다며 가슴 아프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호랑이 정신이라는 뜻의 영화 타이거 스피릿은2008년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영재 엄마는 돌아가셨다고요?” “네”
영화를 제작한 이민숙 감독은 지난 17일 워싱턴의 아시아 소사이어티와 코리아 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영화 시사회에서 분단 전의 한국은 하나였고 언젠가 다시 하나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영화는 남한에 야생 호랑이가 지금도 살아 있다고 믿는 전직 영상물 기술자인 임선남 씨를 소개하면서 임 씨를 따라 호랑이의 흔적을 추적하며 진행됩니다.
(영화 장면) “호랑이는 우리나라에 굉장히 중요한 동물입니다. 옛날 분들은 호랑이를 산신으로 숭배해왔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 사람들이 한국사람의 정신을 추적하니 호랑이가 나왔어요.”
이 감독은 호랑이를 찾는 임 씨의 모습을 통해 일본인들이 말살하려 했던 한민족 고유문화와 정신을 이어가려는 과정을 그렸다고 설명합니다.
영화는 분단의 산물인 이산가족의 아픔과 60년 만에 상봉하는 기쁨을 금강산 면회소에서 진행된 상봉행사를 통해 표현하는 동시에 북한을 떠난 탈북자가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담습니다.
워싱턴의 아시아계 미국인의 모임인 아시아 소사이어티 회원들은 영화를 통해 한반도의 이산가족 문제를 처음 접했다며 남과 북이 이념의 차이로 맞서 있지만, 가족의 만남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영화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에서 말했습니다.
독일계 미국인인 찰스 블럼 씨는 아버지가 옛 동독에 형제를 두고 서독에 살았던 이산가족이었다면서 한국 이산가족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한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는 사라 마이어 씨는 북한의 가족이 그립다는 탈북자의 모습을 보고 이산가족은 지금도 생겨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가슴 아파했습니다.
인권변호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중국계 미국인 에릭 모 씨는 개성 공단의 모습을 소개한 장면이 인상 깊었다면서 남과 북의 경제 협력의 상징인 개성 공단을 통해서 남과 북이 통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민숙 감독은 이 영화로 캐나다의 최고 권위있는 영화상으로 평가받는 제머나이(Gemeni) 어워드에서 2009년 최고 기록영화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3살 때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주한 이 감독은 한국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찾고 이산가족의 상봉 모습을 통해 남과 북의 재결합을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앞으로도 한반도 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를 다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