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평양의 순안국제공항 신청사에 장애인용 화장실이 구비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익명을 요구한 서방 관광객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여름 새로 개장한 평양의 순안국제공항 신청사가 장애인전용 화장실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광객이 제공한 사진에는 화려한 돌로 장식된 청사에 장애인을 나타내는 표시와 ‘위생실’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문 위에 보입니다. 열린 문 사이로는 단체복을 입은 북한 직원 한 명이 청소를 하기 위해 몸을 구부리고 있고, 다른 직원 세 명이 주변에 둘러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관광객은 그러나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장애인 화장실이 몇 군데나 더 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비록 한 명씩 사용할 수 있는 작은 시설이지만 북한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대북 지원단체 관계자가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2009년 4월 헌법을 개정하고 몇 몇 인권관련 법규를 제정한 것과 맞물린 인권법 정비의 연장이라는 해석입니다. 북한 박봉주 내각 총리가 지난 7월 순안국제공항 신청사 준공식 기념사에서 밝힌 것처럼 국제비행장 역사가 ‘새 세기의 요구’에 합당한 시설을 갖춘 것으로 보는 견해입니다.
북한 장애인 지원 사업에 관심이 높은 카타리나 젤위거 전 스위스 개발협력청 평양사무소장은 올해 초 미국의 한 강연회에서 장애인 문제를 포함한 북한의 변화된 모습에 주목했습니다.
젤위거 전 소장 : 우리가 기대하는 속도로는 아니지만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는 것도 많지만 분명 북한은 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2013년 3월 ‘조선장애어린이회복중심’이라는 장애 어린이 치료와 교육을 위한 전문시설을 개설했고, 그 해 7월에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 서명했습니다. 북한은 또 2012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14차 장애인 올림픽에 사상 처음으로 장애인 선수단을 파견하는 한편, 지난3월에는 북한 장애 학생들로 구성된 예술단이 영국과 프랑스 등에서 첫 외국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북한의 행보는 2012년 12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이듬해 2월 3차 핵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강화와 더불어 유엔 인권이사회 등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 개선 압박을 강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이 정치적 위험이 적고 대외 선전효과가 큰 장애인 인권 개선으로 이 같은 위기 상황을 벗어나려 한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