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인신매매 브로커들이 활개 치고 있는 북-중 국경지역에서 홀로 사는 북한의 홀아비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부인들이 행방불명자로 처리된 농촌마을들은 홀아비동네로 불리기까지 한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당국의 강력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양강도에서만 1천711명의 행불자가 나왔다고 현지의 한 소식통이 전해왔습니다. “이들 중 1천200여명이 여성들로 대부분 인신매매꾼들에 의해 중국에 팔려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양강도 사법기관의 한 간부와 깊은 연계가 있다는 이 소식통은 “지난해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에서만 46세대 188명이 가족들과 함께 사라졌고 가족들도 행방을 모르는 채 실종된 사람만 141명에 이른다”고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양강도에서 행불자로 처리된 인원만 지난해 말까지 한국에 입국한 전체 탈북자 1천백여명을 훨씬 웃도는 숫자입니다. 지난해 양강도에서 행불된 사람들은 도소재지인 혜산시보다 주로 농촌지역의 여성들이 많았다는 특징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올해 4월에 혜산시 심복협동농장에서 살던 46살의 최씨 성을 가진 농민이 인신매매 혐의로 국가보위부에 체포됐는데 7월 중순 남겨진 가족들도 모두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갔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최씨는 중국에 나가 몇 달만 농사일을 도와주면 중국인민폐 3천원씩 벌수 있다고 꼬여 올해 4월까지 2년 동안 무려 3백 명이 넘는 농촌여성들을 중국 장백현 18도구에 사는 이씨 성의 조선족에게 팔아넘긴 것으로 알려졌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인신매매는 기존에 밀수를 하던 사람들이 밀수 원천이 고갈되면서 뛰어들기 시작한 것에서 비롯됐다”며 “밀수꾼들은 인신매매를 ‘밑천이 전혀 들지 않는 장사’라고 부르며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경지역에는 생활난을 견디다 못해 자진해서 밀수꾼들을 찾아가 중국에 보내달라고 애원하는 여성들이 많다며 밀수꾼들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여성들을 중국에 팔아넘기면서 오히려 그들을 도와주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끝으로 소식통은 “중국으로 팔려간 여성들 중엔 가정이 있는 여성들이 많아 국경지역 농촌들은 홀아비 동네로 변하고 있다”며 “혜산시와 가까운 한 농촌마을은 여성 인구의 절반이 가정을 등지고 인신매매꾼들을 통해 중국으로 도주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