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이사회, 북한 인권문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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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제 14차 유엔인권이사회(UN Human Rights Council)에서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이 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이수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은 지난달 31일 이사회가 개막한 첫날부터 언급됐습니다. 나비 필레이(Navi Pillay) 유엔 인권최고대표(UNHCHR)는 이날 개막 성명에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북한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과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어 8일 진행된 ‘인권이사회의 주목을 요하는 인권 상황에 대한 일반 논의(General Debate on Human Rights Situations that Require the Council's Attention)’에서 영국, 덴마크, 뉴질랜드, 캐나다, 일본, 그리고 유럽연합 의장국인 스페인 등 일부 회원국은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이사회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건의했습니다.

덴마크의 아놀드 드 파인 스키브스테드(Arnold De Fine Skibsted) 인권 대사는 정치, 경제, 사회, 시민, 그리고 문화 등 전반에 걸쳐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인권을 탄압하고 있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스키브스테드 대사는 특히 탈북자를 고문하고 노동수용소에 수감하는 등 북한의 비인간적인 탄압을 강력히 비난하며 북한 주민들이 여전히 영양실조와 건강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개탄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덴마크는 따라서 북한에 대해 국제사회가 지원하는 물품분배의 투명성 보장을 위해 즉각 협조할 것과 이와 함께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유엔의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조사에 완전히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캐나다의 제프리 히튼(Jeffrey Heaton) 2등 서기관은 개인 안보와 자유, 그리고 생필품이 부족한 북한의 상황에 대해 지속적인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하고, 북한은 공개처형과 고문, 아동 노동을 착취하는 수용소, 그리고 자의적인 구금과 정치범 수용소 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계속되는 식량 부족과 분배의 불균형으로 발생한 심각한 영양실조 실태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뉴질랜드 대표도 북한의 전반적인 인권 탄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북한 당국은 자국의 인권 문제 개선을 위한 첫 걸음으로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방북을 허용해야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일본 대표부의 이소마타 아키오(Isomata Akio) 정무 담당 공사는 북한 당국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를 포함해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이 여전히 진전이 없다고 지적하고, 주민들에 대한 식량권 보장과,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 등을 북한 측에 재차 촉구했습니다.

북한 측 대표는 이날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각국의 지적에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의 최명남 참사는 앞서 지난달 31일 열린 일반 회의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의 해결을 촉구한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지적은 정확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다며 배격했습니다.

한편, 제 14차 유엔인권이사회는 회기의 마지막 날인 18일 북한의 인권 상황을 조사하고 보고할 차기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을 선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