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COI, 태국서 ‘북 인권 조사’ 마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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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유엔 차원의 첫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한국과 일본에 이어 태국 즉 타이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에 관한 조사 활동을 벌였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당국의 주민 인권 침해와 책임 소재를 묻기 위해 구성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 간 태국에서 조사활동을 벌였습니다.

19일 열린 마이클 커비 위원장을 비롯한 조사위원회와 인권단체 관계자 등과의 비공개 회의에 참석한 태국의 일본인 인권운동가 에비하라 도모하루 씨는 태국 입국 탈북자 현황 등에 관해 보고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에비하라 씨 : 크게 두 가지 주제에 관한 조사가 이뤄졌는데 하나는 태국여성의 납북문제 그리고 다른 하나는 탈북자 문제입니다. 조사위원들이 태국에 입국하는 탈북자 수, 이민국수용소 실태, 탈북자에 대한 태국 정부의 처우 등에 관해 세밀하게 기록했습니다.

태국 정부는 중국이나 라오스 등과 달리 탈북자를 강제북송하는 대신 한국, 미국과 같은 제3국에 정착하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에비하라 씨와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Phil Robertson) 아시아담당부국장 등 4명의 인권운동가와 1978년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태국 여성 아노차 판조이(Anocha Panjoy) 씨의 오빠(Sukham Panjoy)와 그의 아들(Banjong Panjoy)이 참석했습니다.

태국 북부 치앙마이 출신의 판조이 씨가 마카오의 한 호텔에서 실종된 후 27년 만인 2005년 북한 요원에 의해 납치됐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1960년대 비무장지대 근무 중 월북한 미군 병사 찰스 젠킨스 씨에 의해서입니다.

젠킨스 씨는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이룬 합의에 따라 북한에서 결혼한 그의 아내와 함께 일본에 정착했습니다. 젠킨스 씨는 일본에 정착한 후 발간한 책에서 아노차 판조이 씨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고, 판조이 씨가 북한 공작원들에게 태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납북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북한에서 미국인 남성 래리 앱셔(Larry Abshier)씨와 결혼한 판조이 씨와 친하게 지냈고, 자신이 북한을 떠나기 전 북한 당국으로부터 판조이 씨가 살아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녀의 조카 반종 판조이 씨는 지난 19일 방콕에서 가진 유엔 조사위원회와의 면담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습니다.

반종 판조이 : 아버지께서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십니다. 여동생을 마지막으로 한 번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면담에서 유엔 조사위원회가 저의 고모가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로버트슨 부국장은 조사위원회가 아노차 판조이 씨가 납북됐다는 충분한 증거를 수집했고, 내년 3월에 유엔에 제출할 최종 보고서에 관련 내용이 기재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 : 현 태국 정부는 판조이 씨가 납북되었다며 북한에 항의한 이전 정부와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입장 변화의 이유는 모릅니다. 하지만, 태국 정부는 자국민을 저버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국제사회에 밝혀야 합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북한의 외국인 납치와 관련한 조사에 태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