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비 위원장, ‘북 ICC회부’ 재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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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유엔 최초의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를 이끈 마이클 커비 전 호주 대법관이 22일 북한의 인권유린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할 것을 재차 촉구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장은 22일 유엔 총회가 열리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인권에 대한 적극적인 방어 공세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인권유린 책임자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커비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와 한국의 북한인권시민연합, 미국의 북한인권위원회 등과 호주, 보츠와나, 파나마 대표부 등이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최근 북한이 보여주는 약간의 호의적인 태도와 지극히 중요한 진실을 밝히는 일을 맞바꾸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치범수용소 등에서 자행되는 고문과 강제노역 등 광범위하고 심각한 북한의 인권 유린 상황이 전혀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지난 봄 스위스 제네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 최고 지도층에 의한 반 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며 책임자 처벌 문제 등을 국제사법기관에 회부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요덕수용소 출신으로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정광일 북한정치범수용소피해자가족협회 대표와 북창수용소에서 27년간 수감되었던 탈북자 김혜숙 씨가 북한 수용소의 참상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정 대표는 북한의 주장대로 정치범수용소가 없다면 자신과 많은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이 살았던 곳은 어디인지 북한이 공개하는 것을 꺼릴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대표 : 수용소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뭐 이렇게 이야기 했잖아요. 당신들이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면 내가 요덕에서 살았던 그 곳은 어디냐고. 그러면 이 위치에 사찰단을 파견하자. 제가 위성사진 작업을 다 했거든요.

그는 국제인권단체들이 수집한 인공위성 사진에서도 정치범수용소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압력이나 정보 공개가 되면서 22호 회령수용소를 해체시키는 등 북한이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관심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북한측에서도 8명 가량이 참석해 이들이 북한에 대해 반감을 품고 거짓 증언을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북한은 최고 지도자 등 참혹한 인권유린 책임자 처벌 권고를 담은 북한인권 결의 초안이 유엔 총회에서 회원국들에 회람되는 등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에 대한 압박이 강력해지자 자체 북한인권 보고서를 발간하고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20일에는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장일훈 차석대사는 미국외교협회(CFR)에서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북한측 입장을 밝히는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에 정치범수용소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엔총회에서 인권문제를 다루는 제3위원회는 오는 28일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참석해 지난 1년 간의 활동에 관한 보고를 하고 북한인권 결의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