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조사위, 미 북 인권 탈북자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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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30일 미국 워싱턴에서 탈북자로부터 북한의 인권침해 실태에 관한 증언을 듣는 공개 청문회를 개최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호주 대법관 출신 마이클 커비 위원장과 세르비아 출신 인권운동가 소냐 비세르코 위원은 30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에서 미국에 정착한 두 명의 탈북자로부터 북한의 인권실태에 관한 증언을 들었습니다.

커비 위원장은 조사위원회가 한국, 일본, 태국, 영국에서 열린 공개청문회 등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자행한 수용소의 인권유린, 식량권 침해, 이동의 자유 제한 등의 인권유린 유형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커비 위원장(오디오컷) And it created the COI with …

이날 첫번째 증언자로 나선 함경북도 무산 출신 조진혜 씨는 북한 고향에 있는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증언할 기회를 준 것에 감사를 표시하고 1990년대 식량난으로 인한 기근, 식량을 구하려다 17살에 불과한 나이에 중국으로 팔려간 언니 등 자신의 가족이 북한에서 겪은 인권 침해에 관해 고발했습니다.

조진혜 : 힘이 없고 능력없는 제가 고향의 형제 자매를 위해서 뭔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먼저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대북인권단체 ‘재미탈북민연대’를 이끌고 있는 조 씨는 북한에서 1993년부터 죽을 먹기 시작했고 1996년부터 본격적으로 힘들고 굶는 때가 밥먹는 것보다 더 많아지면서 탈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차분하게 설명했습니다. 그는 특히 어머니가 남동생을 낳자마자, 외할머니가 그 아이를 엎어두고 죽이려 했다고 밝혀 참석자를 숙연하게 만들었습니다.

조진혜 : 동생이 태어났을 때 병원을 갈 수도 없었고 새벽 5시에 아기를 낳았는데 할머니는 동생을 죽이려고 그냥 엎어두었어요. 두 시간 후에 어머니가 정신차리고 할머니한테 사정했어요. "어머니, 제 손으로 제 새끼를 죽이지 않게 해주세요. 때가 될 때 죽더라도 제발 아기를 돌려달라구요"

영양실조인 딸이 아이를 키울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할머니가 손자를 죽이려 했다는 설명입니다. 조 씨는 식량을 구하기 위해 떠난 언니를 찾아 어머니가 해산 후 1주일 만에 떠나 버렸고, 동생이 자신의 손에서 굶어죽었고, 할머니는 삶은 감자와 누룽지를 한 번이라도 먹어보고 싶다는 말을 유언처럼 남기고 돌아가셨다고 또 다시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조 씨는 이와 같은 처참한 식량난 속에서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탈출해 네 번의 강제북송을 겪은 후 기적적으로 미국 정착에 성공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내몽골에서 조선족 경찰에게 단지 키가 크고 나이에 비해 체격이 좋다는 이유와 처음 탈북했을 때 용서를 받았는데 재탈북했다는 이유로 매우 심한 고문을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커비 위원장은 조 씨로부터 성분으로 인한 차별, 수용소에서 당한 고문, 강제북송 실태와 인신매매의 정의 등에 관해 자세히 질문했습니다.

조사위원들은 31일 오전 같은 장소에서 6명의 북한 전문가로부터 북한의 인권과 정치, 식량권, 정치범수용소, 성차별 등에 관한 증언을 들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