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들이 당하는 인권 유린에 대해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하며 정권 변화의 필요성에 공감했습니다. 뉴욕에서 정보라 기자의 보도입니다.
30일 뉴욕 유엔본부 회의실에서는 탈북자 30여 명과 미국과 한국의 인권단체 관계자, 각국 유엔 외교관 등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피해자들의 목소리: 북한인권에 대한 대화’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행사는 미국의 인권단체 연합체 ‘북한자유연합’이 유엔주재 미국대표부에 제안해 열린 것으로, 탈북자 조셉 김씨와 조진혜, 김혜숙씨 등이 참석해 탈북 전 북한에서 겪은 고통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조셉 김: 북한은 정치적 대화가 단절된 고립되고 매장된 나라입니다. 때때로 사람들은 북한을 한 나라로 보지 않고 독재국가로 봅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저와 제 누나, 제 어머니와 같이 희망과 꿈을 지닌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저 혼자서는 힘들지만 우리가 함께 한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어두운 나라 북한에 빛을 비출 수 있습니다.
김 씨에 이어 조진혜 씨의 발언이 시작되려 할 때, 참관석에 있던 유엔 북한대표부의 이성철 참사가 갑자기 발언권을 얻지도 않은 채 끼어들면서 행사장은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진행자의 계속되는 만류와 무질서 강제퇴장 경고, 행사장 안보를 담당한 유엔 경찰로부터의 자제 요청, 행사 음향 기술자가 마이크를 끄는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10여분 동안 행사를 비난하는 내용의 발표문 낭독으로 토론회를 중단시켰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대표부의 김은철2등서기관은 토론회가 시작하기 전 행사를 비난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나눠줬습니다.
이를 보다 못해 화가 난 탈북자 일행은 자리에서 일어나 북한대표부 일행을 향해 조용하라고 소리를 치고 “국제회의장에서 회의 질서를 지켜라” “김정은을 반인도 범죄자로 고소하라” “자유 북한” 등을 외치며 반박했습니다.
유엔북한대표부 관리 일행이 퇴장한 후 조진혜 씨와 김혜숙씨의 증언으로 토론회는 계속됐으며 질의응답 시간도 이어졌습니다.
사만다 파워 유엔 미국대표부 대사의 말입니다.
사만다 파워/ 유엔미국대표부 대사: 우리는 탈북자들의 증언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또는 그 이상의 단계에서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들의 증언에 대해 논하는 것에서 만족할 것이 아니라 북한 정권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인간의 기본적 권리와 존엄성을 강탈하는 체제가 끝나야 합니다.
파워 대사는 이어 탈북자들이 증언한 공포와 배고픔을 강요하는 가해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토론회가 끝난 후 북한 정치범수용소 피해자 가족협회의 정광일 대표와 일행은 유엔 북한대표부 건물 앞에서 북한 어린이들이 굶주리는 동안 북한 정권은 군사비로 100억 달러를 지출한다는 내용의 푯말을 들고 시위를 했습니다.
또 이들은 북한 정권의 실상에 대한 탈북자들의 증언을 담아 제작한 DVD “Answer Me”를 우편을 통해 유엔 북한대표부로 발송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