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 정부가 지난달 탈북자 세 명을 난민으로 받아들여 작년 한 해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가 총 23명으로 늘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국무부의 최신 난민입국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2월 탈북자 세 명이 난민자격을 받고 미국에 입국했습니다. 지난해 9월 탈북자 한 명이 입국한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탈북자를 난민으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이로써 지난 1월 탈북자 두 명이 미국에 들어온 후 5월에 두 명, 6월에 5명, 7월에 6명 등 총 23명의 탈북자가 지난 한 해 난민 지위를 받고 미국에 입국했습니다. 2010년에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수가 17명, 2011년에 16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늘어난 숫자이지만, 2004년 7월 미국에서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후 난민 자격을 받고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는 149명에 불과합니다. 해마다 미국이 받아들이는 동아시아국가 출신 난민 1만 5천명에서 2만명 중 약 80퍼센트를 차지하는 버마 난민의 수에 비하면 극히 적은 숫자입니다.
중국 내 탈북자 구출활동에 주력해 온 미국의 대북인권단체 ‘링크’의 박석길 정보전략부장은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중국을 거쳐 동남아시아로 탈출한 후 한국행을 택하지만 일부 탈북자들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미국에 정착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석길 부장 : 한국에 가는 것보다 (미국행이) 동남아시아에서 기다리는 기간이 훨씬 길게 걸리는데요. 8개월, 길어지면 10개월 등 경우마다 좀 다르거든요. 미국에 가족이나 친척이 계셔서 가는 사람도 있지만, 미국에도 한국에도 가족이나 친척이 없어서 미국에서 영어도 배우고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려고 미국에 가는 사람들도 있어요.
언어와 문화가 전혀 다른 미국에 정착하는 탈북자를 돕기 위한 미국 내 탈북자들의 모임 ‘재미탈북연대(NKUS)’도 지난해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를 중심으로 결성됐습니다. 이 단체의 결성을 도운 미국인 변호사 톰 바커 씨는 탈북자들이 낯선 땅 미국에서 살면서 겪는 두려움과 이질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이들에게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돕기 위해, 앞서 정착한 탈북자들이 협심해 나섰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내 탈북자 보호를 위해 한국과 미국 등에서 활동하는 대북인권단체 ‘헬핑 핸즈 코리아’의 팀 피터스 대표는 중국이 탈북자 강제북송 정책을 중단하도록 미국 정부가 앞장 서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피터스 대표 : 미국 등 서방 민주주의 국가가 중국과의 경제 교류와 정치적인 이유로 탈북자 강제 북송에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않는 것은 문제입니다.
지난해 병자와 노인, 인신매매를 당한 중국 내 탈북자 구조에 주력했다고 밝힌 피터스 대표는 미국 정부가 탈북자의 인도적인 문제에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