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에 사는 한인 이산가족이 북한의 가족을 만나도록 정부와 의회의 노력을 촉구하는 토론회가 미국 의회에서 열렸습니다. 북한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면서 조만간 열릴 남북대화에서 미국계 한인 이산가족의 상봉문제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의 의회에서 30일 열린 '미주 이산가족 상봉 추진을 위한 포럼'에 참석한 미국 하원 의원과 정부 대표, 그리고 한인 이산가족들은 북한에 대해서 가족 재회의 간절한 요청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는 미국 의회 친한파 모임 대표인 찰스 랭글 하원의원과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로버트 돌드 하원의원,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한국계 미국인 시민연맹 대표단 그리고 미국에 사는 한인 이산가족들 약 120명이 참석했습니다.
지난 4월 미국 하원에 ‘이산가족 상봉결의안’을 제출했던 랭글 의원은 가족을 떨어뜨려 놓는 것, 또 서로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게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북한을 설득하는 데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할 때 더 나은 미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랭글 의원은 행사 뒤 자유아시아방송(RFA) 기자와 만나서 다음 주 이뤄질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이산가족이 핵심 의제라고 알고 있다면서 한인 이산가족 문제도 함께 논의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찰스 랭글 의원 : 남북 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논의한다고 들었습니다. 미국에 사는 이산가족들이 더 늦기 전에 북한의 가족을 만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회담에서 미국의 한인이산가족 문제도 논의해 주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
로이스 위원장은 북한 주민도 비밀리에 한국 드라마를 본다면서 지금처럼 북한에 계속 정보를 유입시키다 보면 결국 과거 동독에서 일어났던 일이 북한에서도 똑같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미국 의회가 설립한 자유아시아시방송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에드 로이스 의원 : 북한을 변화 시키기 위한 미국 정부와 의회의 노력 중 대표적인 것이 자유아시아시아방송을 통해 북한에 외부 세계의 소식을 전하는 일입니다. 북한에 정보를 계속 보내다보면 동독이 그랬던 것처럼 북한도 변할 것입니다.
한편, 돌드 의원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비무장 지대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에 충분한 압력을 가해 이들 이산가족이 서로 만날 수 있을 때까지 쉬지 않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북한인권 최고위 관리인 로버트 킹 특사는 이 문제를 제기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계속 북한을 압박하는 것은 물론 한국과도 이 문제를 어떻게 진전시켜 나갈지 대화할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가 현재 한인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각인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밝힌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한국계 미국인 시민연맹 측은 찰스 랭글 의원이 제출한 이산가족상봉촉구결의안이 하원 외교위원회에서는 통과 됐지만 하원 전체 회의의 표결 관문을 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전체 하원 의원 435명의 만장일치 찬성을 목표로 미국 각 지역 별로 지역구 의원에 대한 집중적인 설득 작업을 전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