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탈북자 지원 한인 석방 가능성

0:00 / 0:00

앵커: 탈북자를 돕다 베트남 즉 윁남의 호찌민에서 공안 당국에 체포돼 6일째 심문을 받고 있는 한국인 유 모씨가 곧 풀려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소식은 2004년 말부터 탈북자 지원사업을 하면서 베트남 당국의 주목을 받아왔던 유 모씨가 장기간 구금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나왔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 20일 탈북자 일가족 4명을 돕던 중 베트남의 호찌민에서 공안당국에 의해 체포돼 관련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인 유 모씨가 “곧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베트남 관계자가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 시각으로 26일 오후 자유아시아방송에 베트남 공안 당국이 “구금한 것이 아니고 조사과정에 있다”면서 “유 씨가 곧 석방이 된다는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베트남 당국이 유 씨가 신청한 한국측 영사면담을 승인하지 않고 있어 구체적인 혐의 내용 등은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유 씨와 같은 시기에 라오스에서 탈북자 지원활동을 한 바 있는 북한인권개선모임의 김희태 사무국장도 유 씨에 대한 유죄판결이 난 것이 아니라 관대하게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김희태 사무국장: 소위 말해서 미수 사건이지 이미 벌어진 사건은 아니거든요. 베트남에서 탈북 동포들을 한국으로 보내려고 작업을 하고 있는 도중이었기 때문에 일이 진행된 상황이 아니니까 조금은 관대한 처리가 될 것 같구요.

김 사무국장은 유 씨가 중국에서 베트남을 경유해 한국으로 가려던 탈북자를 도우려고 하던 중 발각돼 불법행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2004년 베트남에서 숙박업을 하던 유 씨가 400여 명의 탈북자의 한국행을 주선해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추방된 기록이 있어 이번에 가중처벌될 가능성도 있다고 김 사무국장은 덧붙였습니다.

유 씨는 2004년 베트남에서 추방된 후 라오스 등지에서 탈북자를 돕는 전문 중개인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라오스로 탈북자를 보내주던 중국 현지 중개인이 중국 당국에 체포되어 감옥에 가게 되면서 라오스에서 활동하기 어려워진 유 씨가 베트남으로 가 탈북자를 돕다가 공안에 발각된 것이라고 김 사무국장은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외교부는 지난 25일에도 베트남 당국이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유 씨의 구체적인 혐의를 확인해주지 않았다면서 베트남 현지 공안당국과 긴밀한 연락을 유지해 필요한 영사적인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달 중순 베트남을 방문했던 북한의 김영일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국가에 협조를 요청하면서 베트남 당국이 탈북자를 강력히 단속하기 위해 유 씨를 체포한 것은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유 씨의 조속한 석방 여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