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변화는 여성인권 개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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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영국의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 여성의 인권 증진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22일 영국의회에서 개최된 대규모 북한인권 토론회에서 북한의 정치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여성의 인권을 우선 개선해야 한다고 영국에 정착한 탈북자 박지현 유럽북한인권협회(EAHRNK) 간사가 지적했습니다.

박 간사 : 북한의 정치적 변화도 경제활동에서 시작되는 것이니까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부터 대부분의 여성들이 가정 생활뿐 아니라 경제활동을 시작하면서, 특히 장마당에서 경제활동의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여성 인권을 개선하는 것이 앞으로 북한 변화를 일으키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제가 이야기를 했습니다.

박 간사는 ‘북한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폭력(Addressing Violence Against Women and Girls in the DPRK)’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고 2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영국의회 내 초당적 모임인 ‘북한에 관한 상∙하원 공동위원회(APPG on North Korea)’가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간 2주년을 맞아 국제인권단체들의 결합체인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와 공동으로 추진한 토론회입니다.

박 간사는 북한 내 여성의 지위 개선에 앞서 영국 등 유럽국가나 한국∙미국에 정착한 탈북 여성이 인신매매나 성폭력 피해에 대한 수치심을 극복하고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간사 : 각 나라 국민의 건강, 경제성장, 부패, 사회 복지 문제에서 가장 큰 예측은 여성의 상황을 반영한다고 합니다. 여성의 인권을 개선하려면 먼저 탈북한 여성을 대상으로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지도자 양성 교육 등을 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어 여성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합니다.

박 간사는 남녀가 법적으로 평등을 보장받는 사회가 더 안정되었다는 미국 텍사스주 텍사스 A &M 대학 정치학과 발레리 허드슨(Valerie Hudson) 교수 등의 공동 저서 ‘성과 세계평화(Sex and World Peace)’를 인용하며 이 같이 주장했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장사 등을 목적으로 중국에 간 탈북 여성들이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되고 강제북송돼 수용소에 수감되는 등 인권을 유린당하는 반면 그들이 북한 남성보다 먼저 외부 세계에 노출돼 의식 변화도 먼저 겪게 된다는 것입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여성 강미진 씨는 이날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인신매매를 당한 탈북여성들이 한국 등에 정착한 후 결혼한 배우자로부터 과거 피해로 인해 지속적인 비난과 학대를 받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토론회는 ‘북한에 관한 상∙하원 공동위원회’의 피오나 브루스, 제프리 클리프턴-브라운 하원의원과 데이빗 앨튼 상원의원 등 영국 정치인, 학계와 법조계 및 인권단체 관계자, 강미진, 최민경, 김경희 씨와 같은 탈북여성 증언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