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RFA 10대 뉴스 ⑦] 방북 미국인 오토 웜비어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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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7,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7년 한 해 동안 화제가 됐던 북한 관련 뉴스 10개를 선정해 총 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이 시간 진행을 맡은 양윤정입니다. 오늘은 제7편 '북한 관광에 나선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어이 없는 죽음'을 주제로 양희정 기자와 함께 합니다. 양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토 프레드릭 웜비어,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시 출신 대학생이죠? 북한에 17개월 간 억류됐다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불과 엿새 만에 사망했는데요. 사건의 전개를 좀 설명해 주실까요?

기자: 오토 웜비어 씨는 1994년 12월 12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시에서 태어나 버지니아주립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5년 12월 말 북한 관광에 나섰는데요. 2016년 1월 자신이 머물던 평양 양각도호텔에서 정치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억류됐습니다. 이어 그 해 3월 16일 체제전복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에 처해졌습니다.

앵커: 그리고 지난 6월 13일 풀려나 고향 신시내티 시로 돌아갈 수 있었지요?

기자: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에서 미국 이익을 대변하는 평양주재 스웨덴 즉 스웨리예 대사관을 통해 웜비어 씨 등 억류자에 관한 어떤 정보라도 얻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며 그의 송환을 환영했습니다. 지난해 1월 억류 당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기였는데요. 그는 17개월 후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올 6월에야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와 어미니 신디 웜비어 씨 등 가족에게 돌려 보내진 것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웜비어 씨가 지난 3월 16일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은 바로 다음날 혼수 상태에 빠졌다는 겁니다. 북한 당국은 오토 웜비어 씨가 보툴리누스 균 중독증에 걸려 수면제를 복용한 뒤 혼수상태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도 북한은 오토 웜비어 씨를1년 이상 억류했던 것이군요. 그래서 더더욱 그의 사망에 미국인들의 분노가 들끓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송환된 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장례장이 마련된 '와이오밍 고등학교'에 웜비어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송환된 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장례장이 마련된 '와이오밍 고등학교'에 웜비어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기자: 네, 북한 당국은 22살에 불과한 젊은이를 인도적 차원에서 석방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는커녕 혼수 상태에 빠진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국제법상 당연히 누릴 권리가 있는 영사접견권 조차 허용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앵커: 게다가 북한 당국은 오바마 행정부가 웜비어 씨의 인도주의적 석방을 "단 한 번도 공식 요청하지 않았다" 고 주장하며 미국에 책임을 돌렸지요?

기자: 네 그러나 로버트 킹 전 오바마 행정부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저희 방송에 뉴욕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등을 통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수 차례 반복해서 오토 웜비어 씨 등 억류 미국인의 석방을 요구했다며 '터무니 없는(ridiculous)' 주장이라고 말했습니다.

킹 전 특사: 석방 요청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북한이 저희 요구를 무시한 것입니다. 북한에서 저희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는 평양주재 스웨덴 즉 스웨리예 대사관을 통해 '매일' 영사접근을 요청했지만 북한 외무성은 웜비어 씨와 다른 억류 미국인들에게 영사접근을 전혀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기자: 킹 특사는 그러면서 스웨덴 외교부는 스톡홀름 주재 북한대사에게도 같은 요청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측이 여러 사안에 대해 거짓주장을 해 왔고 이 문제도 마찬가지라는 지적입니다.

앵커: 북한은 웜비어 씨가 석방된 지 이틀 만인 6월 15일 관영 매체를 통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돌려보냈다"고 보도하기도 했지요?

기자: 네, 하지만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는 아들이 풀려난 다음날 미국 폭스뉴스에 "아들이 북한 정권에서 테러를 당하고 짐승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We want the world to know how we and our son have been brutalized and terrorized by the pariah regime.

프레드릭 웜비어 : 북한은 악랄하며 외톨이부랑아(a rogue pariah regime) 같은 정권입니다. 잔혹한 테러리스트라는 것을 전 세계가 알아야 합니다. 이런 상황은 말도 안됩니다.

기자: 이후 아버지는 미국 언론에 아들을 맞이 하기 위해 그를 싣고 온 비행기에 올라가는 도중 짐승의 울부짖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누군가가 공구로 오토 씨의 아래쪽 치아를 재배열한 것처럼 보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이 외국 여행을 떠나서 식물인간이 되어 돌아온 후 1주일도 못 돼 사망한다면 엄청난 충격이었을텐데요?

기자: 당시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하고 억류 미국인의 교섭에 참여한 바 있는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도 이날 뉴멕시코 주 산타페 시에서 "비극적 상황" 이라며 정부에 철저한 진상파악과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었는데요. 웜비어 씨 부부는 아들이 사망한 지 3개월 만에 다시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레드릭 웜비어: 북한은 피해자가 아닙니다. 그들은 테러리스트입니다. 그들은 고의적으로 오토를 해쳤습니다.

기자: 웜비어 씨의 부모는 지난달 로비스트를 고용해 미국 정부가 대북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리도록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로비회사 맥과이어우즈(McGuireWoods)의 리차드 컬렌(Richard Cullen) 파트너변호사는 오토 웜비어 씨와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의 인터뷰 요청에 부모님이 언론에 나서고 싶지 않아 한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미국 정부가 조지 부시 행정부가 2008년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이후 약 10년 만에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렸지요?

기자: 네 과연 오토 웜비어 씨 부모의 압력 때문이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미국 정부는 지난 11월 20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다음날인 21일 북한의 불법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을 차단하기 위해 개인 1명, 기관과 회사 13곳, 선박 20척을 제재한다고 밝혔습니다. 제재 대상에 오른 개인과 기업의 미국 내 자산을 전면 동결하고 미국인이 이들과 거래하는 것도 금지됩니다.

앵커: 미국 국무부는 웜비어 씨의 사건 후 지난 9월 1일부터 특별 승인 없이 북한 여행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고, 북한인의 미국 입국 금지 조치도 취했지요?

기자: 미로슬라브 옌차(Miroslav Jenča)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보는 지난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북한인권 상황 토론회에서 외국인에 대한 북한의 심각한 인권유린의 패턴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옌차 사무차장보: 웜비어 씨 사건은 외부 세계로부터 격리된 억류 외국인의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의료시설이나 영사 접근 등 기본적인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도 웜비어 씨 사건은 그가 북한에서 자유를 박탈당한 채 심각한 인권 유린을 당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지요?

기자: 네 그는 그러면서 다른 억류 중인 외국인 문제도 거론했는데요.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 당국의 외국인 억류를 비난했습니다.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 오토 웜비어 씨와 같은 경우에는 무슨 고문을 당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웜비어 씨가 호흡을 하지 않고 있는데도 소생시키지 않은 것은 완전 북한 당국의 잘못입니다. 억류되어 있지 않았으면 웜비어 씨는 아직까지 살아 있었을 겁니다.

기자: 웜비어 씨 송환 이후 3명의 한국계 미국인과 6명의 한국 국적자가 억류 중입니다. 1996년 이래 북한에 구금됐던 미국인은 총 16명입니다. 유엔의 안토니오 구테레쉬 사무총장은 지난 가을 제72차 유엔총회에 제출한 '북한인권상황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에 웜비어 씨 사망과 관련한 명확한 이유를 밝힐 것과 억류 중인 외국인을 석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앵커 Closing) 자유아시아방송의 2017년 10대 뉴스 7편 '북한 관광에 나선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어이 없는 죽음'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8번째 시간으로 '북한 권력의 세대교체'를 보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