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스위스 제네바 주재 북한 대사관이 평양을 방문했던 헝가리, 즉 웽그라아의 기자에게 항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헝가리의 일간지인 ‘매그야르 넴제트’(Magyar Nemzet)는 4일자 기사를 통해 자사의 기자 루카치 차바(Lukács Csaba)를 비난하는 서한을 스위스 제네바 주재 북한 대사관이 2013년 4월에 보냈다고 뒤늦게 밝혔습니다.
북한은 이 서한에서 "당신이 북한 주민을 잘 알고 있듯이 우리의 지도자와 통치 체제를 비난하는 사람과는 다시 일할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라고 위협했습니다. (You know the Korean people very well: we do not give a chance to work together for those who violate the supreme leader of our and the system.)
그러면서 북한은 차바 기자가 쓴 기사가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이 있는지 검열하기 위해 차바 기자의 기사를 한국어로 번역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차바 기자는 2013년 자원봉사자로 평양에 두 번 방문했습니다.
당시 차바 기자는 홍수 피해를 입은 북한을 지원하려고 평양을 방문한 헝가리의 자선 단체 ‘헝가리안 인터처치 에이드’(Hungarian Interchurch Aid)와 함께 동행 취재를 했습니다.
차바 기자는 당시 쓴 기사에서 북한이 강제노동수용소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는 북한 체제의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면서 신문은 차바 기자가 운이 좋게 항의 서한이 오기 전에 이미 헝가리로 돌아 와 북한에서 체포돼 노동교화소나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이 헝가리 기자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 외부적으로 체제 유지에 노력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최근 외국인들의 김일성, 김정일 동상 관광을 금지시켜 내부적인 단속에도 나섰습니다.
북한이 평양 만수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을 관광하려던 외국인 관광객들의 일정을 갑작스럽게 취소했다고 북한전문매체인 NK뉴스가 5일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또한 최근 만수대 동상 인근에 보안과 경비를 강화하는 차원으로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모든 꽃에 대해 폭탄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을 5월 초 방문한 소식통을 인용해 앞으로 두 달 동안 열지 않을 것 같다고NK뉴스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