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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서기가 4월 상순에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일본 언론이 전했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97년에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 씨가 4월 상순에 일본을 방문한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습니다.
납치문제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기 위해 나카이 히로시 납치문제 담당 대신이 한국 정부에 협력을 요청한 결과 황장엽 씨가 4월 상순에 방일할 예정이라는 것입니다.
이 신문은 그러나 황장엽 씨가 한국에 망명한 후 북한에 대한 비판을 계속하고 있어 방일이 실현되면 북한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신문은 또 황장엽 씨가 북한에서 납치문제에 직접 관여한 일이 없어 그가 방일하더라도 납치 문제에 관한 새로운 정보는 얻을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황장엽 씨의 방일이 납치 문제의 진전에 역효과를 낼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황장엽 씨의 방일과 관련해 일본의 한반도 소식통은 자유아시아 방송에 “황장엽 씨가 방일할 여건이 아직 성숙돼 있지 않다고 본다”며 아사히신문의 보도를 정면 부인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어 “황장엽 씨 방일 문제는 노무현 정권 때 구체적으로 논의됐지만 남북 관계에 미칠 파장이 우려돼 방일이 무산됐다”고 지적하면서 “이명박 정권이 대한항공기 폭파범 김현희 씨나 황장엽 씨의 방일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중에 황장엽 씨 방일이 실현될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황장엽 씨 방일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본인의 의사도 중요한 관건입니다. 앞서의 소식통은 “황장엽 씨가 일제시대에 주오 대학 야간 전문부 법과를 다녔고, 일본에서 주체사상을 강연하고 돌아가다 베이징에서 망명했다”는 전력을 소개하면서 “황장엽 씨도 여건이 성숙되면 일본을 다시 방문할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일본 정부가 납치문제에 관한 증언을 해달라는 조건으로 황장엽 씨 방일을 추진하고 있어 납치 문제와 무관한 김일성 종합대학 총장과 국제 담당 비서를 지낸 황장엽 씨가 방일을 꺼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납치 문제가 아니라 북한의 실상에 관한 증언을 요구한다면 일본 정부의 방일 요청에 기꺼이 응할 가능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