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지난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에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해 우승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코리아'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실제 주인공인 남쪽의 현정화 씨가 북쪽의 리분희 씨를 만나려고 노력했으나, 나빠진 남북관계로 무산됐습니다. 멀어진 남북관계가 이들의 만남도 어렵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화 속의 대사] "이 정도도 못 받아서 금메달 따겠어" "너무 어려워? 살살 친 건데.."
탁구를 통해 피어나는 우정과 한마음으로 일군 우승, 그리고 넘을 수 없는 분단의 벽이 관객들의 마음을 울립니다.
역사적인 남북 단일팀의 우승을 이끈 두 주역, 남쪽의 현정화와 북쪽의 리분희 선수가 영화 '코리아'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3일 한국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7일 만에 8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뒀습니다.
[녹취: 현정화, 전 국가대표 탁구 선수] "46일이나 같이 있었지만, 저희는 운동했던 기억밖에 나지 않습니다. 좀 더 친하게 지낼걸, 더 잘해 줄 걸 하는 아쉬움이 남죠."
개봉을 앞두고 영화사는 실제 주인공인 현정화와 리분희의 극적인 만남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을 다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이들의 접촉을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정부와 일부 언론사 등을 상대로 공격 위협을 하는 등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를 고려해 승인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만남을 추진했던 국제교류단체인 '푸른나무'가 지난 10일 리분희 씨의 근황과 사진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푸른나무'가 중국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리 씨를 만나 직접 사진기에 담은 것입니다. 사진 속의 리 씨는 21년 전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북한장애인올림픽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리분희 조선장애인체육협회 서기장은 8월에 있을 런던 장애인올림픽에 대비해 현재 장애인 선수단을 지도 중입니다.
[녹취: 현정화 씨의 영상편지]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 건강하시죠? 저 안 잊어버렸죠? 사진으로 보니까 언니 모습은 여전하더라고요."
현정화 씨는 지난 8일 자필 편지와 반지를 '푸른나무'를 통해 리 서기장에게 전달하려고도 했으나, 리 서기장의 사양으로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남북 간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리 서기장이 일부러 받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리 서기장은 "정화의 마음은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며 "자신도 정화를 많이 보고 싶다"고 말해 두 사람의 우정은 계속 이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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