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회장, 김정일 위원장 면담 지연

지난 10일 2박 3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지 사정에 의해 하루 더 체류하고 있는 가운데 12일 예상됐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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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현대아산 직원 유 씨의 석방도 예상보다 늦어질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이 확실시 되던 현 회장이 12일 체류 일정을 하루 더 연장했습니다.

예정됐던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입니다.

천해성: 현대 측이 방금 전 오늘 아침에 방북 기간을 내일까지로 하루 연장을 하는 방북기간 연장신청서를 우리부에 제출했습니다.

현 회장의 방북 일정 연장은 북한 당국과 조율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유는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협상 자체가 무산되기 보다는 북측이 김 위원장의 일정을 미처 조정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2일 오후 김 위원장이 함경남도 함흥대극장에서 인민군 장병들과 함께 연극 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새벽 김 위원장이 함흥의 김정숙 해군대학을 시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정황을 볼 때, 현 회장 일행이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위해 함흥이나 인근 원산 지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과거에도 남측 관계자들이 평양을 방문해서 원산이나 함흥 지역에서 김 위원장과 면담을 한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일부에서는 현 회장이 독자적으로 결정하지 못할 조건을 북측이 제시하면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도 지연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숩니다.

유호열: 민간인 자격으로 간 현정은 회장이 감당하기 어려운 조건을 북한이 내걸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현 회장의 귀환이 13일로 연기된 만큼 결국 김 위원장과의 면담도 13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유력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유 씨의 석방도 현 회장의 귀환과 동시에 이뤄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