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10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과 관련해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 간 사전 논의의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국무부의 고위 관리는 현정은 회장이 북한을 방문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면담할 가능성이 큰 점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 정부가 이를 논의해 왔지만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There may have been, but I just not aware of it.
미국 정부는 지난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북한을 방문했을 때도 사전에 한국 정부의 양해를 구하고, 방북에 관해 논의했으며 클린턴 전 대통령이 돌아오고 나서도 김 위원장을 만나 나눈 대화를 포함한 방북 내용을 한국 정부에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현정은 현대그룹의 회장이 김 위원장을 면담하고, 북한에 억류된 유 씨의 석방과 함께 북한 측의 태도에 따라 남북 관계의 변화도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관한 양국 정부 간의 사전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무부의 로버트 우드 부대변인은 1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현정은 회장의 방북과 관련해 유 씨를 포함해 북한이 억류한 모든 사람이 풀려나기를 원한다고 말할 뿐 방북에 대해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또 미국 국무부는 이와 함께 지난주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과 관계없이 북한은 2005년에 합의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이날 재차 강조했습니다.
국무부의 로버트 우드 부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분명히 말했듯이 북한은 그동안의 도발적인 행위와 비난을 멈추고 협상장에 돌아와 비핵화의 검증에 관한 합의 사항을 이행하길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또 이전처럼 북한의 행동에 따른 보상은 없으며 협상장에 돌아오지 않으면 북한이 원하는 직접적인 교류는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이와 관련 국무부의 고위 관리도 북한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무엇을 기대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북한 때문에 협상의 진전과 후퇴를 되풀이하는 과거와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We are not going to go back to the same game with North Korea.)
또 북한은 그동안 자신이 원하는 대로 결정을 내렸는데 앞으로는 그에 합당한 결과가 따를 것이라면서 선택은 북한에 달려있다고 재차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이후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이나 북미 간의 직접적인 접촉에 관한 계획도 없다고 고위 관리는 덧붙였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수행했던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학 아시아태평양 연구소 한국학 부국장도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회견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이같은 대북 정책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면서 과거 부시 행정부와 달리 북한 문제를 다루는 관리들이 많은 경험을 가졌고 공통된 의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관성 있는 대북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보고와 석방된 여기자의 기자 회견은 곧(soon) 있을 예정이지만 정확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국무부 측은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