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자이크 인물 벽화와 학생소년궁전을 새로 건설하면서 어린 학생들까지 동원하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당국의 지나친 낭비성 건설사업에 대해 주민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할머니 김정숙의 고향으로 알려진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김정은 일가의 우상화 시설 건설에 소학교(초등학교) 어린이들까지 동원시키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회령시의 한 소식통은 “인민반 부양가족들까지 총동원돼 학생소년궁전을 새로 건설하고 있다”며 “기존의 학생소년궁전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서 새 건물을 짓고 있어 건설에 동원된 주민들의 불만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북한당국이 올 봄부터 회령시 학생소년궁전을 국가주요건설 대상으로 지정하고 건설자재들도 특별히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 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학생소년궁전 건설을 위해 회령시 당국은 올해 5월부터 원료, 자재가 없어 가동이 중단된 공장기업소들의 노력을 모두 동원시키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준공기일을 앞당기기 위해 이미 정년퇴직한 60세 이상의 (노동당) ‘명예당원’들과 여맹원들, 인민반 부양가족들까지 건설현장에 내몰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오산덕에 새로 세워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자이크 인물 벽화 건설에 동원됐던 한 대학생 소식통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회령시 주민이면 누구나 한번씩은 의무적으로 모자이크 벽화건설에 동원됐다”고 밝혔습니다.
회령시 당국이 “김정일 장군님께 영원한 충성심을 보여주어야 한다”며 유치원 어린이들까지 건설장에 끌어내 자갈줍기 작업을 시켰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인민생활과 무관한 건설에 돈과 노력을 마구 낭비하는 당국의 행태에 대해 불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회령시 당국은 김정숙 동상 옆에 있던 기존의 2층짜리 학생소년궁전도 전기를 비롯해 시설운영 비품들이 없어 여태껏 방치해 왔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형편인데도 회령시 경공업전문학교 옆 공터에 기존의 6배 크기의 학생소년궁전을 새로 건설하고 있어 주민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그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또 길이 8M, 높이 6.5M로 건설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자이크 벽화에 대해서는 “이런 벽화들과 영생탑들이 전국의 시, 군, 리 단위들까지 2천여개가 넘게 건설됐다”며 “여기에 든 자금과 노력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