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D, 북한 주민 대상 소액 대출 사업 재개

유엔의 IFAD, 즉 ‘국제농업개발기금’은 북한 주민들에게 소액 대출을 지원하는 사업이 올해 6월 끝났으며 그동안 큰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도 이 사업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국제농업개발기금은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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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IFAD (The International Fund for Agricultural Development), 국제농업개발기금의 가네쉬 다파( Ganesh Thapa) 북한 담당자는 지난 1996년부터 올해 6월까지 12년 동안 북한 주민 약 90,900여 가구를 대상으로 한 가구 당 미화로 50달러 미만의 소액 대출을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업을 평가하기 위해 지난 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다파 북한 담당자는 소액 대출을 받은 협동 농장을 평가한 결과, 주민들의 식량 사정과 생활 수준이 이전에 비해 크게 나아졌다고 말했습니다.

Ganesh Thapa: I visited farms and met some people who received our credit. They seems to be very happy .. (북한에서 저희 기금으로 소액 대출을 받은 북한 주민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매우 행복해 했습니다. 그들은 그 돈으로 돼지 몇 마리와 씨감자 구입에 썼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돼지 사육과 감자 재배를 통해 예전보다 나은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

IFAD, 국제농업개발기금은 북한에서 소액 대출을 지원하는 사업이 성공적이라는 평가에 따라 당초 올해 6월에 모두 마칠 예정이었던 북한에 대한 농업 기금 차관을 앞으로 다시 제공하며, 북한 당국도 이를 적극 요청하고 있다고 다파 담당자는 전했습니다.

Next year, we will prepare for country strategy of North Korea. Maybe 2010, we will make a new project depends on how we prepare the country strategy document…(내년에는 북한에 대한 사업 전략을 준비할 것입니다. 아마도 그 다음 해인 2010년에 북한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사업의 재개 시기는 북한에 대한 사업 전략 보고서의 준비에 따라 정해질 것입니다. )

개발 도상국의 농업을 개발하고 빈곤을 극복하는 사업에 대한 재정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IFAD, 국제농업개발기금은 지난 1996년부터 북한의 ‘잠업개발사업’(1996-2002), ‘축산복구지원사업’(1997-2003) 그리고 ‘산간지대 식량안보사업’(2001-2008) 등을 위해 북한에 농업 기금을 빌려주었습니다. 국제농업개발기금이 지난 1996년부터 올해까지 북한에 빌려준 기금은 모두 미화로 6천 9백 1십만 달러이며 상환 조건은 10년 거치 40년 상환에 수수료는 0.75%입니다.

국제농업개발기금의 다파 북한 담당자에 따르면, 북한의 조선중앙은행은 국제농업개발기금으로부터 받은 기금에 자체 기금을 더해서 마련된 기금을 군 단위의 지방 은행을 통해 선정된 협동 농장과 북한 주민들에게 대출해 줍니다. 해당 협동 농장과 북한 주민들은 받은 돈으로 가축이나 영농 기구를 마련해 농업 생산을 향상시킨 후, 잉여의 가축이나 식량을 되팔아 지방 은행에 갚는 방식으로 이 기금이 운용되고 있습니다.

국제농업개발기금은 식량이 부족한 지역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그 가운데서도 소득이 낮은 협동 농장을 대상으로 하며 협동 농장 내에서도 주로 저소득 층의 여성들을 최우선으로 선정하는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평양에 상주하는 직원이 없는 국제농업개발기금이 북한에서 공정한 대출과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다파 담당자는 지적했습니다.

다파 담당자는 북한에서 소액 대출의 혜택을 받는 주민들 가운데는 국제농업개발기금의 지원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소액 대출을 받는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도 전적으로 북한 당국이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가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국제농업개발기금의 직원이 정기적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국제농업개발기금의 협력 단체인 세계식량계획나 식량농업기구의 도움을 받아 감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IFAD, 국제농업개발기금이 북한에 지원하고 있는 소액 대출 사업이란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활을 할 수 있도록 담보 없이 적은 돈을 빌려주는 제도로 지난 1976년 방글라데시의 모하메드 유누스 교수에 의해서 처음 시작됐습니다. 이 제도는 이후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의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빈곤 퇴치 제도로 확대 발전됐습니다. 유엔은 지난 2005년 한 해를 ‘소액 대출의 해’로 선정하고 소액 대출 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에서 소액 대출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기관은 유엔의 국제농업개발기금 외에 호주의 ‘마라나타 트러스트’가 지난 2004년부터 북한 재무성과 합작으로 조선-마라나타 은행을 설립해 북한의 공장과 기업, 그리고 일반 주민들에게 자금을 대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민간 차원의 소액대출 지원 기구인 키바 (KIVA)나 오퍼튜니티 인터내셔널 (Opportunity International)도 북한에 진출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이 기구들은 북한 정부와 합작하지 않고 민간에서 하는 대출 사업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현재 북한 진출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