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부터 북한의 개성지역을 중심으로 황해도와 평안도 지방에 최대 300mm 이상의 집중 호우가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수 피해를 비롯한 재난 대책 사업을 펼쳐 온 국제적십자연맹은 17일 관계자를 북한에 급파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집중호우가 내린 지역은 개성과 장풍, 판교, 개풍 등 평안남북도와 황해남북도, 강원도 등입니다. 남쪽에서 북상한 장마전선은 지난 16일부터 비를 뿌리기 시작해 19일까지 많은 강우량을 기록했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9일 오전 9시까지 개성시 인근의 장풍군에 332mm의 집중호우가 쏟아진 것을 비롯해 개성 287mm, 판교 274mm, 개풍 252mm 등 많은 지역에서 200mm 이상의 비가 내렸다고 이날 보도했습니다. 또 평양과 남포 등 북한 내 70개 지역에도 100mm 이상의 많이 비가 쏟아져 산사태와 홍수 피해의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집중호우 탓에 북한은 황강댐의 물을 방류하고 수위조절에 나섰습니다.
본격적인 장마철을 맞아 북한 내 홍수 예방을 비롯한 재난 대비 사업을 펼쳐 온 국제적십자연맹(IFRC)은 지난 17일 중국 북경에서 관계자를 북한에 파견했습니다.
국제적십자연맹 동아시아 사무국의 니콜 라플레르 프로그램 조정관은 북한 지방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 다음 날인 17일부터 북한에 머물며 집중 호우에 따른 상황 파악과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제적십자연맹 측은 집중 호우로 인한 북한 측의 정확한 피해 상황은 아직 파악된 것이 없다면서 라플레르 조정관이 오는 24일까지 북한에 체류하며 그동안 전개해 온 홍수 예방과 재난 대책 사업 등을 계속 시행할 것이라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국제적십자연맹 측은 함경남도와 함경북도, 평안북도 등 재난에 취약한 31개 마을을 골라 재난에 대처하는 교육을 시행하고 관개 사업과 댐 건설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17일 밝혔으며 상반기에는 235만여 그루의 나무 심기와 도로 보수 사업 등을 전개했습니다. 또 북한의 각 시․도에 '재난 대비 위원회'를 조직해 북한에 주재하는 다른 유엔 기구, 비정부단체와 함께 홍수 방지, 비상식수, 위생 훈련 등을 실시했으며 이를 위해 국제적십자연맹은 재난 관리에 관한 예산을 늘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국제적십자연맹은 평안남도 양덕군 룡평리에 2.4km의 댐을 건설했다며 앞으로 100개 이상의 댐과 지하 배수로, 수문 등을 정비하고 대피용 다리 13개와 대피소 등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달 초 장마철을 맞아 북한 전역에서 수력발전소와 둑, 물길 등을 점검하고 보수하는 등 홍수피해에 대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워낙 많은 양의 비가 내린데다 20일에도 장마전선이 북한 지역에 계속 머물 것으로 보여 곳곳에서 큰물 피해가 있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지난 5월 말에는 북한의 함경남도 고원군 수동리에 발생한 홍수로 310가구가 피해를 입었으며 이로 인해 국제적십자연맹은 2만 7천 개의 구호 장비를 북한 전역의 7개 창고에 비치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