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김일성 생일(4월15)을 맞아 주민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는 소식입니다. 길거리 단속에 나선 규찰대와 주민들의 충돌이 빈번하다고 소식통들이 알려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4월 15일김일성 생일을 맞은 북한에서 길거리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주민들의 머리모양과 옷차림, 그리고 김부자의 초상휘장까지 단속대상이 많아 주민들이 밖에 나다니는데 지장이 많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2일 “태양절을 앞두고 거리마다 규찰대의 단속이 강화되었다”며 “길거리에서 허줄한(단정치 않은) 옷차림과 몸매가 드러나는 옷차림을 한 여성들과 청년들을 집중단속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요즘에는 날씨가 풀려서인지 주민들의 옷 색깔이 밝아지고 한결 가벼워졌다”면서 “아마도 4월 15일 태양절 행사준비에 동원된 청년들속에서 옷차림에 대한 경쟁심리가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규찰대는 ‘군 경무대’ ‘교통순찰대’ ‘여맹규찰대’ ‘사로청’ 성원들로 구성되어 있다”며 “주민들이 많이 다니는 십자길(네거리)과 건늠길(횡단보도)을 비롯해 다리목, 병원정문 앞에 많게는 13명이 넘는 규찰대가 무리지어 진을 친 곳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청진시에는 요즘 규찰대의 단속에 걸린 한 여성의 사연이 주민들속에 화제가 되고 있다”며 “송평구역에 거주하는 20대 중반의 이 여성은 주변주민들의 거센 항의로 간신히 처벌을 면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여성이 단속된 이유는 몸에 착 달라붙는 고무바지(스판)를 입었기 때문인데 바지를 벗으라는 규찰대의 요구에 못 벗겠다며 여성이 반발하자 규찰대가 여성의 바지를 강제로 벗기려다 주민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쳤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장에서 이를 보다 못한 한 주민이 ‘너무 한다. 세상에 대로에서 처녀 바지를 벗기는 게 어디 있냐. 대체 이런 나라가 어디 있느냐. 제 딸이나 동생이면 그러겠냐’고 항의했고 주변의 주민들이 이에 동조하면서 규찰대도 어쩔 수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길거리 규찰대로 하여 시내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며 “일부 주민들은 단속에 맞서 현장에서 바짓가랑이를 찢으며 ‘됐냐’고 항의하는 경우도 있어 규찰대에 대한 주민여론이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규찰대가 병원에서 갓 퇴원한 환자도 규정을 들이대며 도로에 1시간씩 세워두는 등 횡포를 부린다며 태양절에 즈음한 규찰대의 단속이 주민들을 격앙시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