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평양과는 달리 북한의 지방 도시들에서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에 특별한 행사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 대부분은 농사일이나 밀린 집안일을 하며 명절을 보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경연선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의 지방 주민들이 “오랜만에 편안한 명절을 보내는 것 같다”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 4월 15일을 맞는 기분을 말했습니다. 명절공급은 예년보다 초라했지만 강제로 동원하는 행사들이 없어 오히려 마음은 개운하다고 소식통들은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4월 15일을 맞으며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아침 일찍 공장, 기업소 별로 (보천보전투승리)기념탑에 모여 김일성 동상에 인사만 하고 모두 집으로 헤어졌다”며 “이번 ‘태양절’은 특별한 행사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번 ‘태양절’을 맞으며 청소년 학생들이 참가하는 ‘소년단 경축대회’와 공장 기업소별 축구경기, 저녁 5시부터 ‘김정숙 예술극장’ 앞 광장에서 ‘태양절 경축 군중무도회’가 있으나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하는 정치행사는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태양절의 경우 고등중학교 학생들의 창격전과 태권도 시범출연, 체육대회와 조직단체별 경축모임을 비롯해 공장 기업소 종업원들과 인민반 부양가족들까지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하는 행사들로 하루 종일 들볶였다고 그는 이야기 했습니다.
한편 ‘태양절’을 맞으며 지방 주민들에게 차례진 ‘명절공급’은 지역별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같은 날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태양절’ 명절공급으로 매 가정세대 당 술 한 병과 강냉이 가루로 만든 된장 1kg씩 공급되었다”며 “다른 해에 비해 명절공급은 더 보잘 것이 없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회령시의 경우 가정세대 당 술 한 병과 기름 500g, 돼지고기 1kg씩 공급했다”며 “이번 명절공급을 위해 ‘오룡광산’에서 캔 금을 일부 중국에 판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명절공급도 회령시에 속한 농촌주민들은 해당되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태양절’과 관련해 연락이 닿은 소식통들은 “지금껏 ‘봄철위생월간’ 기간이어서 휴식일도 인민반 동원으로 보내야 했다”며 “모처럼 휴식일 다운 휴식을 맞게 돼 주민들 모두가 뙈기밭정리나 밀렸던 집안일을 하며 명절을 보내고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