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리설주 블라우스’ 장마당 등장

앵커: 중국에서 개방 붐이 일어날 때 붙었던 별명이 있지요, 이른바 짝퉁 천국. 하지만, 최근 북한에서도 개인수공업이 발전하면서 '모조품' 바람이 거세게 분다고 합니다. 손재간이 좋은 북한의 재단사들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부인 리설주가 입었던 블라우스도 비슷하게 만들어 시중에 내놓는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 심양에 나온 한 평양 주민은 "북한 장마당에 유명 브랜드 옷을 본따 만든 모조품(옷)이 범람하고 있다"며 "리설주가 릉라인민유원지 개관식 때 입었던 블라우스가 인민폐 250위안, 미화로 40달러에 팔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7월 25일 김정은 제1비서의 부인 리설주는 프랑스의 유명브랜드 샤넬풍의 초록색 블라우스에 까만 치마를 입고 김 제1비서의 팔짱을 끼는 등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젊은 여성들 속에서는 리설주의 패션을 따라 하는 풍이 불었고, 이를 노린 북한의 재단사들이 리설주의 의상과 비슷한 짝퉁 옷을 만들어 시중에 유통시키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의류 상황에 대해 잘 아는 이 주민은 "북한에서도 남포시 강선구역은 모방을 잘하는 곳으로 전국에 소문났다"면서 "이곳 재단사들은 기성복을 한번 보면 너무나도 정교하게 모방해 두 개를 갖다 놓으면 어느 게 진짜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주장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북한 재단사들은 한국산이나 일본 기성복이 들어오면 한 개를 완전히 뜯어 크기별로 견본을 만들어 재단을 한다"며 "원단은 중국에서 직접 주문해서 옷을 만든다"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모조품들은 평양시 백화점에도 버젓이 진열되어 팔려 중국의 의류업자들도 깜짝 놀란다며, 중국인들이 강선구역 모방선수, 즉 재단사들을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의향을 표시하기도 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북한의 모조품 디자이너들은 심지어 영국의 바버리(Burberry)나 프랑스의 샤넬과 같은 유명 브랜드의 상표까지 들여다가 모조품에 달아 진짜처럼 파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근에 연락이 닿은 평양의 한 무역상인도 "지난해 겨울 김일성대학 학생들 속에서 유행이 됐던 롱코트도 미화 300달러에 거래되었는데, 이는 영국의 명품인 바버리를 모방한 제품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에서는 한국 연예인들의 의상도 곧잘 모방한다"며 "평양의 한 유명백화점에 한국 연예인 김태희가 신었던 신발을 똑같이 모방해 만든 신발이 미화 120달러에 버젓이 진열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세계 패션잡지를 구독할 수 없는 북한의 재단사들은 한국 드라마를 대량 구입해서는 거기서 배우들이 입는 옷 스타일과 원단 등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그대로 모방한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이 무역상인은 지금 평양 남자대학생들이 기성복 스타일의 와이셔츠를 사 입는데, 이 또한 북한에서 만든 모조인데도 가격은 북한 돈 10만원, 미화로는 10달러에 팔리고 있다고 반응했습니다.

이외에도 "큰 시내 장마당에서 개인들이 만든 남성 바지는 미화 20달러, 중국 돈 100위안에 팔리고 있는데, 웬만큼 입을만한 옷은 전부 외화로 거래된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