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회사, 무산광산 채굴권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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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방북했던 인도의 철강회사인 글로벌스틸홀딩스 대표단은 무산 광산의 채광 지분 확보를 북한 당국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산 광산은 현재 중국 기업이 채광권을 가진 곳으로 알려져 북한이 ‘인도 카드’를 활용해 더 나은 경제협력 조건을 중국에서 이끌어 내는 것을 포함해 중국을 견제하려 한다는 지적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인도의 세계적 철강회사인 글로벌스틸홀딩스 대표단이 지난 주 북한을 방문해 함경북도 무산 광산의 개발을 북한 당국과 협의했다고 인도 언론이 5일 보도했습니다.

인도의 유력 언론 그룹인 타임스 그룹이 발행하는 인디아 타임스 인터넷판은 5일 “프라모드 미탈 글로벌스틸홀딩스 회장이 아시아 최대 노천 철광인 무산 광산의 채굴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달 29일 “프라모드 미탈 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인도 글로벌강철주식회사 대표단이 도착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세계 최대 철강기업인 아르셀로미탈의 락시미 미탈 회장의 동생인 프라모드 미탈은 이번 방북에서 북한의 고위 당국자와 만나 무산 광산의 지분을 확보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인디아 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프라모드 미탈 회장은 인디아 타임스에 무산 광산의 채굴권 확보를 노리고 있다는 지적을 부인하면서 자신의 방북 목적이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라고만 밝혔습니다.

하지만, 신문은 이 문제에 밝은 관련 인사의 말을 인용해 “글로벌스틸 측이 채광에 필수적인 관련 기반시설의 건설 비용을 포함해 무산 광산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투자 금액에 관해 북한 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인도의 세계적 철강회사 대표가 북한 당국과 광산 채굴권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자유치에 관한 북한의 절박감과 함께 북한의 천연 자원을 둘러싼 중국과 인도 간 경쟁이 본격 시작됐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 존 박 동북아센터 책임 선임 연구원은 “중국과 인도가 이미 버마의 천연가스 개발을 놓고 심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두 나라 모두 경제개발을 위해 철광석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존 박 연구원: 글로벌스틸 대표단의 이번 방북은 북한이 앞으로 광산 개발 과정에 경쟁을 도입해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위험을 분산하고 이익을 늘리려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편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설이 계속 나오는 시점에 중국 기업이 채광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철강 개발을 중국과 경쟁 관계인 인도의 대표적 철강업체와 논의했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롭다는 지적입니다.

그 동안 철광석을 포함한 북한의 주요 광물 자원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해온 중국에 대해 북한이 인도와 경쟁을 유도해 중국 견제에 나서려 하고 있다고 워싱턴의 한 북한 전문가는 지적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전문가는 인도 기업에서 외자를 유치하려는 목적 외에도 북한이 “경제협력이 주요 안건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방중 때 중국 측에서 더 나은 조건을 끌어내기 위해 인도를 이용하려 한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