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앞으로 다가온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의 100회 생일을 앞두고 북한 당국이 강성국가 건설의 상징으로 강조해온 기간 산업 시설을 잇따라 완공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주민 생활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게 된 북한 당국이 추상적인 전망으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강성국가 건설'을 상징하는 기간 산업시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완공된 자강도 희천의 수력 발전소를 포함해 지난 주에만 평양 유기질복합비료공장과 618시멘트공장 등 주요 산업시설 3곳이 공사를 끝마쳤습니다.
앞서 북한 당국은 '함남의 불길' 이라는 새로운 구호 아래 전력 부문의 희천발전소, 화학 부문의 2.8비날론(비닐)연합기업소, 광업 부문의 단천지구광산 등에 선별적으로 노동력을 집중 투입해왔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 성과를 토대로 앞으로 '주체공업의 토대 구축' 등 추상적인 전망을 앞세워 강성국가 건설의 성과를 과시할 걸로 예상됩니다. 주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농업과 경공업 등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걸 비켜가려는 '눈가림'인 셈입니다.
문제는 이들 중화학 공업을 중심으로 한 북한의 기간 산업시설이 국제적 기준에 비춰 낙후된 소위 '주체공업'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점입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은 이를 잘못된 투자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박형중 선임연구위원]
중화학 공업에 대한 투자는, 투자는 굉장히 많이 한 것 같고 조금 돌아 간다고 신문에 많이 보도가 됐는 데, 전체적으로 봐서 지금 현재 북한이 가지고 있는 설비나 기술에 대해서 막대한 투자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투자인 것 같고 이 공장들이 돌아 간다고 해도 이득을 내기 보다는 손해를 볼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돌아갈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생각되구요….
결국 보여주기식 성과 내기에 집중해 추상적인 전망으로 주민들의 불만을 일시적으로 잠재우기 위한 의도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 몫이 될 전망입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존 박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제한된 재원을 실질적인 경제 성장 대신 생색내기에 쏟아붓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존 박 선임연구원]
선전에 중점이 주어져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의미있는 향상 또는 긍정적인 변화 보다는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재원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되기 어렵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일 희천1,2호 발전소 준공식 소식을 전하면서 건설자들이 10년 이상 걸려야 한다던 발전소 건설을 단 3년 만에 끝냈다고 선전했습니다.
발전소가 아직 가동도 하기 전에 벌써 부실 공사에 따른 댐 안전 문제가 제기되는 배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