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해 들어서도 북한의 물가 상승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달러와 위안화를 선호하는 북한 주민들의 민심이 표면화 된데다, 북한 당국이 화폐를 대량 찍어내면서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북한 내부 주민들은 반응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들어 북한의 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평안북도 지방의 주민 장 모 씨는 "현재 신의주 시장에서 쌀 1kg은 7천원에 거래되고, 강냉이는 3천800원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새해에 들어서 물가가 전반적으로 올랐다"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장씨는 "지난해 12월에 킬로 그램당 6천500원에 거래되던 쌀값이 해를 넘기자 500원 가량 더 올랐다"면서 "이 속도로 나가다가는 봄철에 얼마나 더 오를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국경지방에 거주하는 주민 박모 씨도 "현재 회령시 장마당에서 쌀 1kg은 인민폐 5위안에 거래된다"면서 "국경 지방 장마당에서는 대부분 인민폐로 물건이 거래되기 때문에 암거래 환율이 올라갈수록 쌀값이 뛰고 있다"고 반응했습니다.
그는 "현재 암시장에서 미화 100달러는 국돈(북한화폐) 90만원에 거래되고, 중국 돈 100위안은 15만원에 거래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2009년 화폐개혁 직후 원달러 환율을 1대 96.9원으로 공시했지만, 현재 암시장 환율은 1대 9000으로 무려 90배 가까이 오른 셈입니다.
이렇게 되자, 북한 환전상인들 속에서는 "남의 할아버지 한개 사려면 우리 할아버지 90개를 줘야 한다"고 비아냥거린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여기서 '남의 할아버지'는 미화 100달러에 있는 벤자민 프랭클린을 말하고, '우리 할아버지'는 북한 돈 5천원 권에 있는 김일성 전 주석의 초상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북한 돈의 가치가 하락하는 이유는 당국이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고액면가의 화폐를 대량 찍어내기 때문이라고 북한 주민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세금이 폐지된 북한에서 국가에 돈을 환수할 수 있는 마땅한 대책이 없기 때문에, 북한중앙은행에서 돈을 더 찍어내 국가 공무원들의 월급을 충당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신의주 지방의 장모씨는 "장마당에서 유통되는 북한 돈은 대부분 5천원, 2천 원권으로, 앞으로 100원을 가지고 살 수 있는 물건도 거의 없어져 시장에서 곧 사라질 것 같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달러와 위안화의 환율은 1대6의 비율로 고정되어 있고, 북한 돈의 비율만 변동이 크다"면서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더 오를지 전망이 어둡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