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물가 폭등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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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맞으며 북한 장마당에서 식량가격이 크게 내리고 있는 반면 다른 생필품 가격은 폭등하고 있어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터무니없이 오른 생필품 가격에 장마당을 찾는 중국 상인들조차 놀라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가을추수가 마감단계인 북한에서 장마당 식량가격은 내리는 반면 그밖의 생필품 가격은 크게 뛰어오르고 있어 주민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일부 상품들의 경우 화폐개혁 이전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부르고 있어 장마당을 찾는 중국 상인들마저도 고개를 저을 정도라고 하는데요.

최근 함경북도 청진시를 방문했던 중국의 조선족 최길연(가명)씨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장마당에 생필품을 공급하는 중국 상인들과 외화벌이 기관들이 짜고서 터무니없이 가격을 올리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최길연

: 그렇겠지요. 그러니깐 큰 돈벌이 하겠지요…

중국 상인들과 무역기관들이 유통가격을 덧 붙여 소매상인들에게 넘기면 그들의 손에서 또다시 크게 부풀려진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팔려나가는 것입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소식통은 “아무리 식량난이 어렵다고 해도 지금 쌀처럼 눅은(싼) 것이 어디 있겠는가”라며 “일반 공업품(생필품)들은 이미 화폐개혁이전의 구 화폐단위 가격을 훨씬 뛰어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1만원 미만의 물건들은 북한 돈으로 거래할 수 있으나 1만원 이상의 고가상품들은 중국인민폐나 달러가 아니면 거래할 수 가 없다며 상품가격은 식량가격과는 무관하게 중국현지의 물가에 따라 오르내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국에서 인민폐 3500원에 못 미치는 저가 보급형 판식텔레비전(LCD TV) ‘창홍’은 청진장마당에서 인민폐 7천원, 북한 돈 150만원으로 중국현지가격보다 두 배가 넘는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신의주의 한 소식통도 “(장마당에서) 모든 가격이 중국인민폐로 정해져 우리 돈은 쌀이나 남새를 사는데 밖에 쓰지 못 한다”며 “지금상태로 간다면 내년쯤에는 아예 우리 돈이 휴지장으로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전한 신의주시의 물가는 한 달에 2500원 이하인 노동자들의 평균월급과 비교할 때 살인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0월 24일 현재 신의주시 역전동의 두 칸짜리 아파트 1채의 가격은 중국인민폐 8만원으로 이는 화폐개혁 이전에 최고가인 중국 인민폐 5만원에 거래되던 기록을 이미 뛰어 넘었습니다.

중국산 ‘장백산’ 오토바이 가격 역시 화폐개혁 이전에 북한돈 150만원이었는데 최근에는 북한돈 330만원으로 올랐고 땔나무 1립방의 가격은 2만3천원으로 화폐개혁(100대 1로 평가절상) 이전과 동일한 가격으로 올랐습니다.

소식통들은 “가을철을 맞아 식량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그나마 끼니걱정을 좀 덜었던 주민들이 다가올 겨울철을 앞두고 또다시 가슴을 졸이고 있다”며 “물건 값이 지금처럼 뛰어오르면 언제 식량 값도 오를지 알 수 없다”고 불안한 심정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