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NGO “ 북한 정보 통제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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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대북 사업을 오랫동안 해온 한 독일 비정부기구의 대표가 북한의 정보 통제와 독점은 오랫동안 유지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북 사업을 위해 평양을 자주 오가는 독일(도이칠란드)의 한스자이델 재단의 베른하르트 젤리거 소장은 8일 워싱턴 디씨에서 열린 북한 관련 세미나에서 손전화기를 사용하는 북한 주민들이 200만명이 넘어가면서 “북한의 정보 독점이 점점 퇴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젤리거 소장 : 북한 주민 200만명 이상이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 정권이 생존과 관련해 우려해야 하는 점입니다.

젤리거 소장은 이어, 핸드폰의 유행은 두 가지 측면에서 북한 정부의 정보 독점이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더 많은 북한 주민들이 핸드폰을 사용하면서, 우선 양적으로 예전보다 훨씬 많은 정보가 유통되고 있으며, 둘째로는 평양과 평양 외 지역 간에 심각하게 벌어졌던 정보의 격차도 점점 좁혀져 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예전에는 발달된 개성 지역 사람들만 해도 평양에서 일어난 사건이나 일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 밖에도, 젤리거 소장은 북한사람들이 아직 국제적 무역을 가능케 하는 서양식 경영, 경제의 방식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단적인 예로 그는 북한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추진해오던 평양 류경 호텔의 개발과 투자가 좌초된 점을 꼽았습니다.

그는 북한 정권이 피라미드 형 건물이라며 세계적으로 홍보하던 평양 류경 호텔가 스위스 럭셔리호텔체인 '켐핀스키'의 투자로 개장될 뻔 했지만 지난 4월 좌초됐다면서 “북한 사람들은 아직 국제적 투자와 무역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류경호텔은 북한이 1987년 착공한 피라미드 형태의 105층짜리 건물로, 1992년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됐다가 2008년 이집트 오라스콤사의 투자로 공사가 재개됐다가 지난해 다시 사업권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북한의 경영 또는 경제 운영 방식은 아직 합리적이지 않다면서, 국제적 무역이나 경제 교류를 하기 위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는 따라서 북한에 무조건적으로 돈이나 물질을 제공하는 인도주의적 사업보다는,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는 연수나 교육 등의 대북 사업을 선호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