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사회기반 건설에 더 많이 투자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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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지도부가 요즘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한을 방문하는 방북자들에게도 투자를 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얼마 전 북한 나선지구를 방문하고 돌아온 한 재미교포는 자기 일행을 안내했던 북한 관계자들로부터 투자를 요청받았다고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방북 재미교포: 장기적인 것을 원하지 단기적으로 주고 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더라고요.

닷새 동안 여행자 신분으로 나선시를 방문한 이 재미교포 일행은 "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다 보여주겠다"는 북한 안내원들의 '친절함'에 놀랐다고 전했습니다.

이 여행객들의 방문목적에 최근 나선시 개발과 관련한 시장조사도 있다는 것을 눈치 챘는지, 북한 안내원들은 투자를 적극적으로 권유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북한 안내원들은 "어떤 중국인 여성 사업가는 나선시에 아파트 3동을 짓고 다 팔았다"면서 나선시에 부동산업도 활기를 띠고 있음을 설명하느라 애를 썼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북측 안내원들은 "지난 시기처럼 단순히 빵이나 식량을 주기보다는 조국(북한)의 발전을 위해 장기적으로 투자하기를 원한다"면서 최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도 경제 발전을 위해 대외협력에 큰 관심을 돌리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 재미교포는 나선시 장마당을 보면서 8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 초기와 비슷하다는 착각이 들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재미교포: 장마당 들어갔는데, 사진을 찍지 못하게 했는데요, 그런데, 장마당이 아주 질서정연하고 물건도 많고 사람도 북적거리고 한국의 동대문 시장이나, 남대문 시장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1980년대 초 중국에서 사업한 경험이 있는 이 재미교포는 나선시의 모습을 보는 순간, 80년대 초 중국 썬전(심천)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말했습니다.

썬전은 중국 남부의 작은 도시로, 등소평은 개혁개방을 선포한 이후 제일 먼저 이곳을 개방하고, 점차 개혁개방의 성과를 전국에 확대했습니다.

그는 "나선 장마당에는 80~90%가 중국 상품이고, 나머지 농토산물이나 해산물은 북한산이었다"면서 2008년에 공개된 북한 장마당과 다른 점이 많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나선시를 방문하는 해외 방문객들의 소지품 검사도 대폭 완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재미교포는 처음 북한에 들어갈 때는 세관 통관 검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우려했지만, 북한 세관 검사대에서는 웬만한 물건도 통과시켜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재미교포: 북한에 들어갈 때 우리가 듣던 바와는 80%정도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어요. 한국말로 쓴 것은 안 되고, 돈도 많이 가지고 가면 안 되고 연필이나 초콜릿 같은 것도 안 되고 이렇게 들었는데, 다 통과됐어요.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한은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다각도로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대외경제 창구로 알려진 조선합영투자위원회는 지난해 말까지 14억 3천 700만 달러의 외국자본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