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사람들도 주택의 내부 장식에 크게 신경 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주민들의 집 내부가 현대적인 장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금까지 북한주민들은 이웃집의 경제력을 그 집에 갖추고 있는 가구, 가전제품들을 기준으로 평가해 왔습니다. 때문에 가정을 꾸리고 있는 북한여성(주부)들은 우선 가구와 가전제품, 부엌세간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북한주민들은 기존의 조잡하고 촌스러운 주택 내부구조와 부엌 장식을 현대식으로 바꾸느라 분주하다는 것입니다. 북한주민들이 주택내부 개조나 실내장식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간편하고 고급스러운 집안구조를 보여주고 있는 남한 드라마의 영향이 크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11일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이제는 부엌에 그릇을 쌓아 놓는 가정들을 찾아 볼 수 없다”며 “돈 있는 집들에선 창문도 통유리로 크게 넓히고 중국산 카텐(커튼)으로 고급스럽게 장식하는 게 유행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특히 예전 가정집 부엌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유리로 된 투명한 식장(장식장)에 요란하게 쌓아올린 식기류나 그릇들이었다고 전한 소식통은 “요즘은 불투명 합판으로 잘 만들어진 식장이 고급스런 부엌장식의 특징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돈 많은 사람들의 경우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부엌살림이나 실내 가구장식을 사진까지 찍어 두었다가 똑 같이 꾸미려 하고 있다”고 말해 북한의 집안장식 유행이 한류 드라마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같은 날 “사법기관에 있는 사람들은 돈 한 푼 안들이고 집안을 신식으로 바꾸고 있다”며 “청진시 라남구역 보안원도 이달 초 마약사범을 풀어주는 대가로 집안위생실(화장실)을 완전히 바꾸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보안원의 집은 땅집(단층집)으로 구식 위생실을 갖추고 있었으나 일대에서 소문난 마약범죄자를 봐주는 대신 위생실을 샤워 시설과 욕조는 물론 대형 거울에 좌변기까지 갖춘 최신식 위생실로 개조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이렇게 집안구조를 한국식으로 바꾸는데 드는 자재들은 대개 중국산으로 건재상점이나 장마당을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다”며 “집안 구조나 장식을 신식으로 바꾸는 것이 이제는 돈 많고 힘 있는 사람들이 신분을 과시하는 상징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