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중국이 북한과 공동 개발을 추진중인 나진, 황금평 위화도 경제특구가 중국 기업이 투자하기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최근 중국이 북한에 전문 인력을 대거 파견해 컨설팅에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지만 양국 간 협의가 길고 험난할 걸로 전망됐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전문가들의 경제특구 컨설팅을 위한 북한 방문은 특구 개발을 둘러싼 북중 양국 간 길고 험난한 협상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고 중국의 환구시보가 10일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장롄귀 교수를 인용해 현재 조성중인 북한 경제특구에서 외국 기업들은 기업 경영과 관련해 아무런 권한이 없다며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경영 자율권이 보장되지 않는 대북 투자를 여전히 꺼려 특구 개발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겁니다.
장 교수는 한 발 더 나아가 북중 간 경제협력 프로젝트가 북한의 안정을 위한 정치적 목적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절하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경제적 이익 대신 정치적 안정을 우선한 탓에 중국 기업들이 북한과 경협 프로젝트에 심드렁해하는 등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이 같은 분석은 중국이 전문인력을 북한에 파견해 경제 특구 컨설팅이라는 이름 아래 실제로는 중국 기업의 투자 여건 조성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됩니다.
중국 관영매체도 최근 북한과 경제협력이 점차 강화되고 있고 북한 역시 개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분위기 띄우기에 나선 모습입니다.
중국 중앙 TV 한국어 방송 (녹취): 최근 몇 년간 조선은 수 차례의 전시회에 참석하거나 전시회를 열어 여러 나라와의 경제무역관계 발전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 9일 평양에서 열린 북중 경제 무역 과학기술협조위원회 회의에서 경제 기술 협조에 관한 협정을 조인하는 등 양국 간 경제협력을 더 긴밀히 하고 있습니다.
한편, 환구시보는 상무부와 지린성 정부 산하 상무청, 그리고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 등에 중국 경제전문가 북한 파견에 관해 문의했지만 ‘잘 모른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측이 북한을 의식해 이번 일을 가급적 조용히 진행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앞서 한국의 연합뉴스는 중국 상무부가 지린성 정부 산하 상무청 직원 70여 명을 북한에 보내 경제특구 운용에 관한 합작 컨설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9일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