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양에 첨단복합산업단지를 조성키로 하고 전방위 투자 유치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나선, 황금평 등 기존 경제특구가 이제껏 주로 북중 국경지역에 조성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대표적 과학기술단지인 평양 은정과학지구에 총 15억 달러 규모의 외국 자본을 유치해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24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평양 은정지구 내 300 헥타르 부지에 정보처리기술, 나노신소재, 첨단공업설비, 생명과학 등 첨단 복합 기술 단지를 조성할 방침입니다.
북한은 '은정첨단기술개발지구'로 명명된 이 평양 내 산업 단지에 첨단 기술 개발과 이를 이용한 제품 생산 기지를 유치할 계획입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2011년 10월 은정기술지구 건설이 결정됐고 이듬해인 2012년 6월에는 외자 도입을 주관할 '은정첨단기술산업회사'가 설립됐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무역성과 국가과학원이 직접 나서 해외 투자자 유치에 나서는 등 단지 조성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중 경협에 밝은 다른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이미 지난해 중국 대도시를 돌며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지난 8월 무역성과 국가과학원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북한 대표단이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은정첨단기술개발지구 투자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대표단은 당시 중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투자 설명회에서 BOT 방식(시공사가 일정 기간 시설을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한 뒤 발주처에 넘기는 수주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외자 유치에 나섰습니다.
북 측 관계자들은 특히 은정산업단지가 북한의 대표적인 과학기술단지인 은정과학지구 내에 위치해 풍부한 과학 관련 연구소와 대학 등 관련 시설과 수준 높은 북한의 과학인재 등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춘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평양 중심부에서 30 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접근성을 내세우면서 앞으로 평양 중심부에서 직접 지하철을 건설할 계획까지 밝히면서 투자 유치에 노력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첨단 산업단지를 평양에 조성하는 데 적극성을 띠고 있는 점은 김정은 체제 들어 과학기술을 경제발전과 연계하려는 국가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입니다.
북한의 투자 유치 노력이 어느 정도나 결실을 거뒀는 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강행과 3차 핵실험 가능성 등 북한을 둘러싼 정치적 불안정성은 외자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