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해외기업 대북투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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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한 해 동안 북한에 대한 외국 기업들의 투자 규모가 전년에 비해 약 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중국계 기업들이 대북 투자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정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휴대전화 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텔레콤, 평양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독일의 국제 항공택배 회사 DHL, 평양 상원시멘트 공장의 지분을 갖고 있는 프랑스 라파즈, 북한에서 청바지를 만들어 해외에 판매하는 스웨덴의 노코진스. 모두가 북한에 투자하고 있는 대표적인 외국 기업들입니다.

이 외에도 중국계와 홍콩계 기업까지 포함하면 100개가 넘는 외국 기업들이 북한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며, 2010년 이들이 북한에 투자한 규모는 약 14억 8천 만 달러($1.475 bil.)로 집계됐습니다.

이 같은 외국 기업들의 대북한 투자액은 2009년($1.437 bil.) 보다 약 3% 증가했으며 금액으로는 약 4천만 달러 늘어난 것이라고 미국의 경제 전문 주간지 '비지니스위크'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통계자료를 인용해 최근 보도했습니다.

한국의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중국이 북한의 항만과 고속도로, 발전소 건설에 투자하고 있는 사업 규모를 합치면 발표된 유엔의 집계보다 60억 달러는 더 더해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북한의 대내외 경제 규모에 대한 정확한 집계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 이 같은 발표 자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지닌 전문가도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연구소 헤리티지재단의 북-중 전문가 데릭 시저 연구원은 "북한에 투자한 기업들이 얼마나 이윤을 창출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고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북한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실적 보고를 정확히 하기 어려운 것은 이에 대한 북한 정권의 개입으로 사업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시저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북한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의 절대 다수는 중국계로 북한의 석탄, 철광석, 구리 등 풍부한 지하자원을 선점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 닉슨센터의 드류 톰슨 전 연구원은 1997년부터 2010년 8월 사이에 북한에 투자한 중국 기업 138개 중 41%가 채광산업에 집중돼 있으며, 중국의 북한 광산 선점 움직임이 점점 노골화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 북한자원연구소의 최경수 소장은 중국 기업들이 북한 광물자원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 하기 위한 목적으로 최근 철도나 항만 등 기반시설에까지 투자한다고 말했습니다.

2010년에 북한에 투자한 외국 기업들의 투자 규모가 전년 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대북 투자에는 여전히 위험요소가 따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비즈니스위크는 대북 투자에 있어 북한은 지도자의 결정이 당사자들 간 법적 계약보다 우선시되는 나라라고 지적했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의 시저 연구원은 "예전보다 많은 외국 기업들이 김정은 체제에서의 북한을 지켜보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북한이 경제적 자유화를 표방하고 좀더 개방적인 모습을 보여 이득을 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